"희망을 놓는 순간"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1

by 은파랑




"희망을 놓는 순간"


희망이 우리를 버리는 것이 아니다.

희망은 그 자리에 있다.

멀리 달아나지도 우리를 외면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희망을 먼저 놓아버린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누가 희망을 버리는가?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이다.

두려움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이미 실패로 칠해 버린다.

그래서 시도하기 전에 포기하고

가능성을 스스로 지워버린다.


과거의 상처에 갇힌 사람이다.

실패했던 기억, 배신당했던 순간이

다시 반복될 거라는 불신으로 변한다.

희망을 믿기보다 상처를 믿는다.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다.

자기 확신이 무너진 자리에는

희망이 설 자리가 없다.

“나는 안 될 거야”라는 말은

희망을 내쫓는 가장 확실한 주문이다.


안네 프랑크는 지하 은신처에서

죽음이 문 앞에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도

일기에 이렇게 썼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본래 마음속으로는 착하다고 믿는다.”


믿음이 그녀의 희망이었다.

그리고 희망은 세월을 건너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도착했다.


희망은 도망가지 않는다.

그 자리에 있다.

손을 놓을지, 다시 잡을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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