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양

eunparang

by 은파랑




사랑의 모양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빛이 되어야 한다.

별은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히고

촛불은 스스로를 소진하며 방 안을 따뜻하게 한다.

사랑 또한 그러하다.

안으로 움켜쥐면 시들고 밖으로 흘려보낼 때

세상에 닿는다.


물은 고이면 탁해지고 흐를 때에만 맑아진다.

바람은 멈추면 공허하되 지나가며 서늘함을 남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가두려는 순간 쇠사슬이 되고

흘려보내는 순간 날개가 된다.

사랑은 붙잡는 일이 아니라

흘려보내며 순환시키는 일이다.


사랑스럽게 산다는 것은 꾸밈이 아니다.

겉치레의 미소가 아니라

한순간 멈추어 누군가의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귀, 어두운 길 모퉁이에 남겨진 등불 같은 따뜻함,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서 건네는 작은 손길이다.

사소한 제스처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제야 인간은 인간을, 영혼은 영혼을 다시 확인한다.


사랑은 기다림이 아니다.

머무는 자리에서 오기만을 바라본다면

기다림은 쉽게 절망으로 바뀐다.

하지만 태도로서의 사랑은 다르다.

먼저 다가가는 발걸음

먼저 열어두는 마음

먼저 건네는 미소

작은 시작 속에서 사랑은 시작된다.


오늘 내가 흘린 한 줄기 빛,

내가 건넨 짧은 안부와 손길이

언젠가 누군가의 가장 깊은 고독을 위로하고

위로는 다시 돌아와 나의 빈 곳을 채운다.

사랑은 그렇게 순환한다.

보이지 않는 고리처럼

나와 너를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묶는다.


사랑은 보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방식이자 선택이다.

어떤 이는 사랑을 운명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우연이라 말하지만

사실 사랑은 매 순간의 선택 속에 숨어 있다.

사소한 친절을 택할 것인가

냉담의 벽을 세울 것인가

갈림길에서 우리가 택한 작은 선택들이

차곡차곡 모여 한 사람의 존재를 빚어낸다.


"사랑스럽게 행동하라, "

프랭클린의 말은 도덕의 권유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근본의 요청이다.

사랑스럽게 산다는 건

세상을 향해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타인의 연약함을 나의 연약함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스럽게 행동하라."

짧은 문장이 담은 진실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모양이다.

사랑을 선택하는 한

고독 속에 갇히지 않는다.

사랑은 우리를 서로에게 건네주고

결국 우리 자신에게 돌아오게 한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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