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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 Mar 22. 2020

적당한 자신감이란 얼마만큼일까?

자신감과 자만심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오늘 낮에 효과적인 아이데이션(ideation) 방법에 대해 설명한 글을 읽었다. 이 글에 나온 대부분의 방법은 끄덕거리며 읽었는데, 나를 살짝 멈칫하게 만든 방법이 하나 있었다. 그 방법은 바로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 즉, 나의 아이디어에 자신감을 가지고 뻔뻔해지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말을 보면 바로 다음 고민이 생겨난다.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감일까 자만심일까



적당한 자신감은 삶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적당한 자신감은 그만큼 인생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좋은 친구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자칫하면 자만심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적당한 자신감의 정도를 찾는 것은 늘 어렵다. 자신감이란 녀석은 조금만 모자라면 위축되기 쉽고, 조금만 넘치면 건방져지기 쉽다.





그렇다면 대체 적당한 자신감은
얼마만큼의 자신감을 말하는 걸까?



우선 자신감과 자만심의 차이는 확연하다. 사전만 찾아봐도 이 두 감정의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자신감의 한자 표기는 '自信感'이다. 국어사전의 뜻에 따르면 자신감은 '자신이 있다는 느낌'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self-confidence'라고 표현한다. 자신감에 사용된 한자를 곧이곧대로 풀이하면 '나를 믿는 감정'이다. 스스로를 믿는 것, 스스로에게 신뢰를 주는 감정, 그것이 자신감이다. 


자만심의 한자 표기도 살펴보자. 자만심은 '自慢心'이라는 한자를 쓴다. 특히 '만'에 사용된 이 한자는 '거만할 만 慢'으로 오만하다, 거만하다, 또는 게으르다는 뜻을 가진 한자어인데, 뜻하는 의미가 모두 부정적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자만심을 '자신이나 자신과 관련 있는 것을 스스로 자랑하며 뽐내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자만심은 썩 긍정적인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자만심을 영어 사전에 검색해보면 'self-conceit/sufficiency 또는 ego'라고 나온다. 'Ego'는 곧 자존심, 자아를 뜻하는 영어단어이기도 하다. 보통 영어 표현에서도 'ego'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자아를 표현하기보다는 자존심이 센 사람,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표현할 때 종종 등장한다. 이렇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만심은 썩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감이 넘쳐 자만하게 되면 어떡하지?




이제 우리가 헷갈리는 것은 자신감인지 자만심인지 이 정체모를 감정이 마음속에 자리했을 때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대단하다. 나는 멋지다.'라는 자기 최면을 걸 때가 있다. 보통 면접을 보기 전이나, 내가 나에 대한 신뢰가 필요할 때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나의 실력이나 능력을 믿어야 할 때, 이게 아마 자신감이 필요한 순간인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대단하다. 나는 멋지다.'라는 생각은 자만심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이토록 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인데, 그걸 어떻게 구분하냐는 말이다.


생각이 많은 나는 이런 생각도 든다. '지금 이게 자만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자신감이 부족한 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사람들의 속을 열어 그 사람들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지경에 다다른다. 자신감도 눈에 보이면 좋겠다. 보기 좋게 정량화해 기준 수치를 만들어 그 기준을 넘어가면 '삐빅- 당신은 자만에 빠져있습니다.'라고 경고해주면 좋겠다. 자신감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래가 곧이라는 보장이 없으니, 우선은 자신감과 자만심을 구별할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단 '나는 멋있는 사람이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다.' 등 나에 대해 좋은 생각은 최대한 많이 하기로 했다. 나에게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이다. 자신감의 사전적 의미, 스스로를 믿는 것, 스스로에게 신뢰를 주는 것에 집중하는 거다. 그러면 일단 이것은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생각이 된다.


비교하는 행위는 버릴 거다. 다른 사람이 절대적인 기준인 것 마냥 비교하는 행위는 이제 그만이다. 나는 그 사람의 인생을 100% 모두 알 수 없다. 하다못해 우리 엄마, 아빠, 동생의 인생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낱낱이 알 수 없다. 그러니 보이는 것으로만 그 사람의 실력이나 능력을 나와 비교해 우월감을 느낀다거나, 쭈굴함(?)을 느끼는 것은 애초에 논리적이지 않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 자만심을 걱정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내가 이 사람보다 잘나 보이고 싶어 자랑을 하고, 그것이 곧 자만심이 되는 건데, 처음부터 비교를 하지 않으니 잘나 보이고 싶은 것도 없는 거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나 혼자 남들 모르게 '나는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내가 나를 믿는 거니까. 이게 내 기준에서의 '적당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멋있어하면 남들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내 모습도 사라질 것이다. 난 내가 멋있는데 남들의 평가가 무슨 상관이람? 물론 내가 납득할만한 실수를 했다거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해 안 좋은 평가를 받는 거라면 그건 당연히 나의 잘못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말에 휘둘릴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나라도 나를 계속 멋있어해줘야 한다. 



자신감이 너무 없으면 쭈구리가 되고,
자신감이 너무 많으면 좀 재수 없다.



그러니 오늘 내가 정리한 '적당한 자신감'이란, 우선 나를 멋있어하기. 그리고 나의 멋짐을 남들과 비교해 찾지 말고, 나 혼자 납득할 수 있는 나의 멋짐을 찾기.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멋있는 나는 그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의 멋진 중심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쭈구리도 되지 않고, 재수탱이도 되지 않을 것 같다.


제일 어려운 '적당함' 찾기. 평범하고 적당한 것은 언제나, 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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