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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을 쓰면 작가 아이가

by 이생각

"작가란 오늘 아침 글을 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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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 작가님의 < 평일도 인생이니까 >를 읽다 마주한 문장입니다. 맛깔나는 작가 님의 글을 읽으며 간만에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한 때 저는 작가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군대 전역 때까지 거진 매일 일기를 썼었으니, 당시 저는 작가였던 셈입니다. 군 전역 후 본격적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해외에 나가 바쁘게 생활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글보다는 다른 일들이 우선순위가 되어 꾸준히 글을 적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글 한 편 적을 시간이 없었던 것은 분명 아닐진대, 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글 없는 나날들을 보내다 코로나가 오고 집에만 있으며 다시 글을 좀 쓰긴 했었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 뭘 봤는지 기억도 못 할걸 끊임없이 보기만 하는 스스로가 한심해도 너----무 한심해서 글을 썼습니다. 예전의 제가 늘 생산적이었고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냈던 건 글을 썼기 때문인 것만 같아서.



도서관 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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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계시는 경주로 이사를 오고 집에서 컴퓨터로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자니, 묘하게 부모님 눈치도 좀 보이고 또 집중도 그닥 잘 안 돼서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비록 책을 읽으러 온 건 아니었지만, 괜스레 눈치가 보여 대출증도 만들고 책도 하나 빌렸습니다. 그렇게 마주한 게 김신지 작가님의 책과 글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헬스장을 가는 것이, 요가를 하는 것이, 명상을 하는 것이, 맛집을 찾는 것이 힐링이고 취미라면, 그래, 사실 제 오랜 힐링이자 취미는 글쓰기였습니다. 어려서부터 책을 정말 좋아했고 도서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했으며 글을 쓸 때면 한 없이 마음이 평온해졌습다. 그런 사실을 김신지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우째 이런 중요한 걸 잊고 있었다니.


글을 쓰는 사람을 한자로 표현하면 '作家(작가)'입니다.

- 지식백과 -


다시 작가가 되어보려 합니다. 아니 어디 뭐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거나 인정받으려는 건 아니고 그냥 제 정신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순수한 표정의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세계에 몰두해 있는, 서로의 존재 자체가 서로의 세계를 지켜주는 도서관에서, 못해도 하루 짧은 글귀라도 한 줄 적어보면, 앞으로 3년 경주에서 보낼 시간을 마음속에 더 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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