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05 일상의 회복을 위해

영화 '호텔 뭄바이'

by eunring

어제는 전쟁영화

오늘은 테러영화

둘 다 실화를 소재로 하고

일상의 회복을 꿈꾸는 영화라서

취향과 상관없이 몰입하며

1일 1 영화 중입니다


평온한 일상을 덮친

최악의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호텔 뭄바이'는

바이러스 테러가 덮친 요즘 일상과도

어딘가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긴장감의 연속이니까요


인도 뭄바이에서 2008년에 일어났던

무차별 총격사건을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 '호텔 뭄바이'는 긴박함 속에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영화입니다


백여 년 전통을 가진 아름다운 타지 호텔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저녁 시간을 보내는데

폭발음과 함께 거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호텔로 몰려듭니다

커다란 배낭을 멘 어린 청년 테러범들도

함께 들어오면서 호텔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하죠


1층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차분한 오베로이 셰프와

침착한 직원 아르준의 안내를 받으며

직원용 계단을 통해

6층 안전한 챔버 라운지로 피합니다


테러범들은 전화를 통해 지시를 받으며

잔인하고 무자비한 총격을 계속하죠

알라를 위해 싸운다는 테러범들

훗삼과 임란은 어리디어린 청년들입니다


낯선 음식들을 신기해하며

돼지고기라며 장난을 치기도 하면서

전화를 통해 내려지는

'출격하라 신성한 전쟁을 시작하라'

무자비한 명령에 따르지만

다리를 다친 임란은 가족에게 전화해서

그들이 약속한 돈을 받았느냐고

안타까운 걱정을 하며 울먹이기도 합니다


침착하고 차분하고 믿음직한 훈남 직원

아르준의 터번과 검은 수염을 두려워하는

영국인 부인을 위해

주방으로 들어가 있으라는 지배인의 말에

아르준은 영국인 부인에게 다가가

휴대폰 속 가족사진을 보여주고

시크교도에게는 명예와 신념의 상징이라며

외출할 때 터번을 벗은 적이 없지만

그래도 부인이 원한다면 벗겠다고 합니다


두렵다는 부인의 말에

두렵지만 한마음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아르준 역의 배우 데브 파텔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멋지고 듬직합니다

터번을 써도 멋지고

터번을 벗은 모습은 더 멋지죠


명예나 신념은 터번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지니는 것이니까요

두렵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아르준의 차분함과 말이 마음에 남아요


출혈이 심한 손님을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아르준은 위험이 될 수 있지만

출구가 될 수도 있다며

터번을 벗어 상처를 싸매 주고

안전하게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혼자 달이나다

죽는 손님의 모습이 안타깝고

현장의 공포와 두려움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아기의 아빠인 데이빗은 인질이 되고

우는 아기를 안고 오도 가도 못하게 된

보모 샐리가 긴박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아기 캐머룬을

지켜내는 모습도 감동적입니다


캐머룬의 엄마 자하르와

러시아인 바실리도 인질로 잡히게 되는데

테러범들을 잡기 위해 특수부대가 도착하자

때가 되었으니 인질들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집니다


계율을 지키는 앳된 테러범 임란은

살라 기도를 하는 이슬람교도 자하르를

차마 죽이지 못하죠

아빠 데이빗은 죽지만 엄마 자하르가

캐머룬을 안은 보모 샐리를 만나

고맙다고 말하는 모습이 애절합니다

고맙다는 말보다 더 고마운 말은

세상에 더 없으니까요


호텔은 불타오르고 아르준의 안내를 받아

비상계단으로 탈출하는 사람들 중에도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남는

처참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앞장서고

마무리까지 해 내는 아르준의

용기와 침착함이 멋집니다


셰프를 끌어안고 서로를 다독이고

맨발로 스쿠터를 몰고 집으로 가

아내와 딸을 끌어안는 아르준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어요


실제로 죽은 이들의 절반이

손님들을 지키려던 직원들이었고

몇몇은 아직도 근무 중이며

타지호텔이 재건된 후

그날 살아남은 고객들이 함께 모였다는

훈훈한 이야기는

자막과 사진으로 소개가 됩니다


첫 부분에서 손님들을 안전하게 지키자는

오베로이 셰프의 말에

집에서 기다리는 자식이 넷이라며

먼저 빠져나간 직원도 있지만

어느 직원은

35년을 근무했으니 이곳이 집이라는

감동적인 멘트를 날리며 남습니다


아르준 같은 훈남 직원이 있는 곳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어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명예와 신념으로 머리에 두른

터번도 벗을 수 있다는 아르준은

당시 현장의 몇몇 캐릭터들을

종합한 캐릭터라고 합니다

아르준 역의 데브 파텔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에 자꾸 눈이 갑니다

'라이언'이라는 영화의 주인공

사루를 연기한 배우이기도 하죠


바이러스의 테러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

평온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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