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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다 937 바로 그 시간
라흐마니노프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
by
eunring
Feb 20. 2021
한때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듣고 듣고 또 들으며 지낸
시간들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곡가에 지휘자이며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는
유난히 손이 컸답니다
도 음부터 한 옥타브 위의 솔 음까지
12도를 거뜬히 짚을 수 있었다고 해요
도 음부터 한 옥타브 위의 라 음까지
13도까지도 물론 가능했다죠
피아니스트에게
손은 아주 중요하다고 하는데
큰 손을 가진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피아노곡들은 손이 작은 사람들에게는
연주하기가 무척 버겁답니다
손이 컸던 그는 화음을 많이 사용했는데
3~4음 이상의 음을 동시에 눌러야 해서
손이 작은 피아니스트는
크고 옹골찬 소리를 내기가 어렵다고 해요
키가 무려 198센티나 되고
한 뼘의 길이가 자그마치 30센티나 되었다는
그는 희귀 유전병을 앓았다고 합니다
손의 크기로 기네스북에 실리기도 했다는군요
큰 몸과 큰 손에서 나오는 소리가
얼마나 튼실하고 현란했던지
몰래 가슴속에 감추어두었다가
피아노 연주를 할 때만
세 번째 손이 튀어나온다는 말도 있었답니다
키도 무척 큰 키다리 아저씨에
무뚝뚝한 성격이었던 그가 작곡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1번'은
젊은 시절에 쓴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에 헌정했다죠
바이런 등 네 명의 시인의 작품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곡이라고
해서
'회화적 환상곡'이라는 별칭을
가졌대요
러시아의 우수와 서정미가 가득하고
4개의 곡이 저마다 개성을 지니면서도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이어진답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읽고
음악적 영감을 받았다는 네 편의 시는
레르몬도프의 '곤돌라의 노래'
바이런의 '밤과 사랑'
튜제프의 '눈물'
스테파노비치 콤냐코프의 '부활절'이랍니다
어둠이 장작불처럼 자작자작
따스하고 정겹게 타들어가는
지금 이 시간과 어울리는
바이런의 '밤과 사랑'을
읽어봅니다
'지금은 나뭇가지 사이로
나이팅게일의 고음이 들려오는
바로 그 시간
지금은 연인들의 속삭임 속에서
달콤한 서약이 오가는
바로 그 시간
그리고 부드러운 바람과
스치는 바다의 파도소리가
쓸쓸한 음악이 되어 귓전을 울리는
바로 그 시간'
고즈넉한 지금 우리의 시간이
바로 그 시간입니다
어둠의 빛으로 깊숙이 저물어가는
우리들의 지금 이 시간을 위해
별들이 반짝이고 있을까요?
창문을 열고 내다봅니다
까만 밤하늘에 별은 보이지 않고
제법 도톰해진 달님이 높이 떠 있어요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환상곡'을 듣기에 좋은
차갑고 조금은 울적한 겨울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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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음악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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