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875 당신을 사랑하리라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
티슈가 필요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다
또르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솜털처럼 보드랍고 잔잔하게 다가오는
따뜻한 파스텔 톤의 영상과
동글동글 조약돌처럼 매력적인 프랑스어와
아름답고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노래까지
상큼 달콤 사랑스러운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볼 때는
팝콘 대신 티슈가 바로 곁에 있어야 해요
부모님과 남동생은
귀가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니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폴라(루안 에머라)가
가족들의 귀와 소리가 되어 줍니다
아버지는 농장 일을 하고
엄마는 치즈를 만들어요
시장에 나가 치즈를 팔 때는
확실하게 분업이 이루어지죠
엄마는 웃고 폴라가 팔고
계산은 동생이 합니다
파리에서 전학 온 가브리엘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 폴라는
가브리엘이 활동하는
합창단에 들어가는데요
소리 내 노래한 적이 없는
폴라가 복식호흡을 해 보며
처음으로 자신의 소리를 열어가고
토마슨 선생님은 폴라의 천재적 재능을
단번에 알아봅니다
'당신을 사랑하리라'를
가브리엘과 마주서서 부르는데
노래 가사는 어른스럽지만
둘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이
어쩜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아빠가 시장 선거에 출마해서
폴라는 아빠의 선거운동까지 돕게 되죠
아빠의 선거운동 포스터 문구는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아빠는
'청각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나의 정체성이다'라고 합니다
경쟁상대가 물어요
'청각장애인을 뽑아줄 거라고 생각하니?'
폴라의 대답이 시크합니다
'멍청이도 뽑았는데요'
몇 달 후에 파리의 음악학교로 떠나는
가브리엘과 집에서 듀엣 연습을 하는데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리라'
춤을 추며 연습하던 폴라와 가브리엘은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둘 사이에 오해가 생깁니다
'네 목 안에는 보석이 있는데
그 보석이 화가 나 있다'라고
토마슨 선생님은 폴라에게
파리 음악학교 오디션을 보자는
꿈같은 얘기를 건넵니다
친구 마틸드에게 고민 털어놓고
재능이 있으니 치즈나 먹으며 살 수 없다는
마틸드의 격려에 변성기가 온 가브리엘 대신
가브리엘의 노래를 연습하는 폴라에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계속하는 것이
노력'이라고 토마슨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가족을 버린다고 할까 봐 겁이 났다며
파리 음악학교 얘기를 꺼내는 폴라에게
농장 일은? 시장은? 선거운동 어떻게?
가족들은 반기지 않습니다
가족과 세상의 연결 통로인 폴라는
자신이 없으면 세상과 떨어지고 멀어질
가족들을 위해 오디션을 포기합니다
그만두겠다는 폴라에게
구덩이를 파고들어가 머리에 흙을 덮는 거라는
토마슨 선생님의 말씀이 따끔합니다
오디션은 포기하더라도 듀엣 공연은
가브리엘과 함께 하는데요
미셀 사루드의 노래로 가브리엘과 함께 하는
듀엣 공연은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보조개를 예쁘게 피워가며 노래하는
사랑스러운 폴라
부모님은 들리지 않는 딸의 노래를
눈으로 보며 마음으로 느낍니다
공연 후 집에 돌아와 울적해하는 폴라에게
아빠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합니다
들리지 않는 아버지를 위해 폴라는 노래하고
아빠는 손끝을 폴라의 목에 대고
울림을 느껴봅니다
고맙다고 말하는 아빠의 모습이
먹먹해요
다음 날 아빠는
오디션을 보러 가자고 폴라를 깨우죠
단무지 색깔의 노란 차를 타고 파리로
오디션을 보러 간 폴라가 가족들 앞에서
미셜 사르두의 노래
'나는 날아오를 거예요'를
진심을 담아 수화를 하며 부르는 장면은
사랑이고 감동이고 기적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나는 떠나요
두 분을 사랑하지만 나는 떠나요
이제 더 이상 부모님의 아이는 없을 거예요
나는 도망치는 게 아니라 날아오르는 거예요
이해해 주세요 나는 날아오를 거예요
담배 연기도 술기운도 없이
나는 날아올라요 날아갈 거예요'
나는 날아오를 거라고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폴라를
보고 들을 때 티슈가 필요합니다
가족과 함께 봐도 좋고
혼자 봐도 좋은 영화 '미라클 벨리에'는
작고 따뜻한 봄바람 같은 기적이거든요
파리의 음악학교로 떠나는
폴라를 배웅하는 가족들에게
다시 달려가 서로 엉키듯 끌어안는
가족의 모습이 눈물 속에 어른거려요
힘차게 달려가는
폴라의 활짝 웃는 얼굴이
오늘의 선물이고 희망이죠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는
폴라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