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15 갓 구운 행복의 빵
일본 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
'내 첫사랑은 마니였다'
영화의 시작은 리에의 독백으로 시작합니다
'달과 마니'라는 그림동화 이야기죠
소년 마니에게 달님이 말한답니다
'해님을 없애줘 해님 때문에 눈이 부셔'
마니가 달님을 다독입니다
해님의 빛을 받아 달님이 빛나고
그 빛으로 다른 누군가를 비춰줄 수 있다고~
갓 구운 빵 냄새와
갓 내린 한 잔의 커피는
행복의 향기 맞습니다
커피순이에 빵순이인 내게는
그냥 행복이 아닌 더블 행복이니
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는
그저 무조건 어쨌거나 행복타임입니다
게다가 착하고 예쁜 영화죠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
쉬는 시간에 살짝 빠져나와
근처 빵집에 들어가
갓 구운 빵 냄새를 맡으며
커피 한 잔과 빵 한 조각을 먹던
고소하고 행복한 기억이
문득 되살아나 웃음이 맺힙니다
아름다운 곳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맛있는 빵에 대한
동화 같은 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는
홋카이도 츠키우라
아름다운 도야 호수가 배경입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도쿄의 삶에 지친
리에(하라다 토모요)에게
츠키우라로 가자고 손을 내민
미즈시마(오오이즈미 요)가 빵을 구워요
투박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깜빠뉴네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원하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산책도 하고 빵도 굽고
우리가 느끼는 계절을
빵을 먹는 분들도 함께 느끼기를 바라죠
이곳 풍경은 매일 다르게 바뀌거든요'
그렇게 카페 마니가 생겨난 거죠
리에 커피와 미즈시마의 깜빠뉴
환상의 커플입니다
숙박할 수 있는 2층도 있다니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영화 속으로 불쑥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리에와 미즈시마 부부의 '카페 마니'
잔잔히 흘러가는 사계절의 풍경이 아름답고
오고 가는 이웃들의 잔잔한 일상이
유쾌하고 따사롭고 다채로워요
리에 바라기 순진무구 집배원 청년은
커피콩을 가는 리에에게 우편물을 전하며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리에가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커피 향에 음~진심 감동하고는
화덕에 막 구운 깜빠뉴 한 조각과 커피 후
습관처럼 '리에 상 아름다우십니다'
꽃미소 남기고 오토바이 타고 슝~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걸'이라는
좌우명처럼 자유로운 영혼 나풀대며
소머즈보다 더 밝은 귀를 가진
유리 공예가 요코는
마니 카페의 안성맞춤 집기들을
계절 따라 척척 만들어줍니다
카페 마니의 2층에서
여름 손님 카오리를 맞이하는
정갈한 침대 위에 놓인 꽃 한 묶음은
향기로운 보랏빛 라벤더 같아요
정성껏 만든 뺑 오 쇼콜라 급의
고급진 남자 친구에게 차여
오키나와 여행 대신 츠키우라에 온
도쿄 아가씨 카오리가
호수에서 배를 타다가 물에 풍덩 빠져 돌아오자
와인에 어울리는 토마토 빵이 나오는데
도톰한 미니 피자처럼 먹음직해 보입니다
술 대신 빵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훈남 청년 토키오가 시나몬롤을 잔뜩 쌓아 놓고
맛있게 먹다가 카오리를 만나게 되죠
생일 선물로 해바라기를 건넨 후
급 친해져 풀밭에 나란히 누워 선탠까지 하고
오키나와 기념품 사러 헤매다가
귀 밝은 요코 상 덕분에 해결하게 됩니다
견과류와 과일 절임 듬뿍 구겔후프 케이크로
카오리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모습 정겨워요
열심히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카오리의 모습이 좋다고
토키오가 말하죠
'발버둥 쳐 본 사람이 아니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발버둥치고 발버둥쳐서
좀 창피 당한들 어떠냐는
토키오의 말에 고개 끄덕끄덕~
그는 매일 전철 선로 바꾸는 작업을 하며
'전철은 간단히 방향을 바꾸는데
내 인생은 간단히 바뀌지 않는구나'
평범한 빵도 좋다며 호밀빵을
츠키우라 기념품으로 사가는 카오리를
오토바이로 도쿄까지 1천 키로를 배웅하는
멋진 훈남 토키오는 이제
인생의 선로도 훈훈하게 바꿀 수 있을 거예요
가을이 오고 토실토실 알밤으로
밤빵을 만드는 미즈시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놓아 보내고
우두커니 서 있는 소녀 미쿠를 위해
따뜻한 우유를 건네고
학교 빵 배달 가는 길에 태워다 줍니다
식탁 위에는 아빠가 놓고 간 저녁값이 있지만
저녁 대신 밤빵을 먹는 미쿠는
엄마의 호박 수프가 먹고 싶답니다
카페 마니에 들러 호박 수프가 있냐 묻는
미쿠의 아빠도 고단해 보입니다
하굣길에 들른 미쿠에게 호박 수프를 건네자
집 떠난 엄마를 추억하며 아파하다가
호박 수프 따위 필요 없다며 뛰쳐나가는
미쿠에게 전하는 리에와 미즈시마의 편지는
정겹고 따사로워요
'따뜻한 저녁밥을 만들고 있어요
배고프면 언제든 오세요'
미쿠와 아빠의 저녁 자리를 만들어
맛있게 먹고 화해할 수 있도록
특별요리 호박 수프를 대접합니다
맛있지만 엄마의 맛과 다르다며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서로에게 확인하는데
큼지막한 가죽 트렁크와 함께 다니는
모자가 어울리는 미스터리 아베 아저씨가
트렁크에서 아코디언을 꺼내 연주를 시작하고
아빠와 딸 미쿠는 얼굴 맞대고 울어요
'아빠 나 아빠랑 함께 울고 싶었어'
기대어 우는 아빠와 딸에게 나눠 드시라며
쌍둥이 빵을 건네는 미즈시마 센스쟁이죠
빵을 나누어 호박 수프에 적셔 맛있게 먹고
집으로 가는 길 미쿠는 아빠에게 손을 내밀고
둘이 함께 걷는 길은 다정합니다
아빠와 딸에게 화해의 눈물을 선물한
아베 아저씨의 연주에 대한 답례는
새콤달콤 사과벌꿀빵과 와인이죠
눈 펑펑 쌓인 혹독한 겨울
우스역에 내린 사카모토 부부를 마중하는데
부부에게는 프러포즈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
우스와 츠키우라에서 딸의 이름을
유즈키라고 지었다며 달을 보러 왔답니다
눈보라 속에 더 밝고 따뜻한 카페 마니에서
창밖의 눈보라를 내다보는
노부부의 아픔이 한겨울처럼 혹독합니다
목욕탕을 해왔는데 지진으로 무너지고
딸 유즈키도 잃고 이제는 둘만 남았다며
이제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자신이 없다는 사카모토 부부에게
하얀 쌀밥과 따뜻한 국물을 대접하는데
평소 빵을 안 먹던 부인 아야가
갓 구운 콩빵을 맛있게 먹으며
내일도 또 먹고 싶다며 웃어요
꼼빠뇽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미즈시마가
빵을 나눠먹는 사람이라는 힌트를 건네며
사카모토 할아버지에게 무슨 뜻일까 묻고
사카모토 할아버지는 며칠 머물다 떠나며
꼼빠뇽의 뜻을 알았답니다
함께 빵을 나눠먹는 사람들은
바로 가족에서부터 시작된
'동료'라는 의미래요
갓 구운 빵 냄새와
갓 내린 신선한 커피 향이 함께 하는
달콤 쌉싸래한 인생의 모퉁이마다
달콤하고 향긋한 행복이 숨어 있으니
우리가 찾아내면 되는 거죠
봄이 오고 리에와 미즈시마 부부에게 보낸
사카모토 할아버지의 편지 중에
'아야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 사람이 생전 먹지 않던 빵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부끄럽게도 처음 깨달았어요
사람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변하고 또 변하는구나'
다시 목욕탕을 열고
미즈시마 상의 맛있는 빵과
리에 상의 따뜻한 수프를 생각한다는
사카모토 할아버지의 편지가
가슴 찡합니다
리에도 드디어 마니를 찾아요
토키오와 카오리 미쿠와 아빠
카페 마니를 다녀간 손님들에게
2주년 기념 행복의 빵을 전하며
다음 해의 손님을 기쁨으로 맞이합니다
바로 두 사람의 아가 소식이죠
미즈시마 상이 구운
따뜻한 깜빠뉴를 나눠 먹으며
커피 한 잔으로
우리 건배할까요?
영화에도 귀여운 아기의 목소리로
내레이션이 나오잖아요
'사람은 건배한 수만큼 행복해진대요
좋은 일에도 건배하고
뭔가 아쉬운 일이 있어도 건배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누군가와
오늘을 건배하며 마무리하면
그것이 행복이래요'
'해피 해피 브레드'에 이어
'해피 해피 와이너리' '해피 해피 레스토랑'
모두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한
해피 해피 3 총사 영화라고 하니
천천히 챙겨 봐야겠어요
행복한 빵에 포도의 눈물
그리고 하늘의 레스토랑
원제목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