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14 청보라 히아신스

창가에 핀 블루스타

by eunring

창가에 청보라 히아신스가

몽실언니처럼 피었습니다

블루스타라고 부른다는데

향이 진하고 달콤합니다


아침에 베란다 창문을 열면

밤새 안녕?오늘도 안녕~

반가운 인사 건네며

신비로운 파랑인 듯 매혹적인 보랏빛으로

달큼한 향기가 덥석 안겨듭니다


청보라 블루스타는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라지만

꽃말은 꽃말일 뿐~

그대로 믿지는 않아요


사랑은 꽃처럼 피었다가

꽃처럼 지는 게 당연한 거죠

해님 달님도 떴다 지고

바람도 불어왔다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지금 이 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잔잔히 흘러가는 중이니까요


히아신스 알뿌리는 양파 모양인데

하얀 양파 모양 알뿌리에서는 하양 꽃이

자색 양파 닮은 알뿌리에서는

붉은색과 보라색 꽃이 핀답니다


꽃송이들이 밝은 햇살을 좋아해서

꽃의 얼굴이 해바라기를 하기 때문에

화분의 방향을 바꿔주어야 하죠

안 그러면 해가 비치는 창가 쪽으로

꽃송이들이 기울어서 균형을 잃거든요


그리스 신화의 히아신스는

좀 슬픈 꽃이기도 해요

사랑이 그리고 인생이

슬픔으로 피어나

슬픔으로 저무는 것이긴 하죠


히아킨토스는 하얀 피부에

영롱한 눈빛의 미소년이었답니다

빛의 신 아폴론의 눈에

미소년 히아신스가 들어와 친해지고

재미나게 원반 던지기 놀이를 하는데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둘 사이를 질투하여

제우스가 던진 원반의 방향을

바람의 힘으로 히아킨토스에게 날려가게 했대요

원반을 이마 맞은 히아킨토스는

붉은 피를 흘리며 죽었답니다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보랏빛 꽃이 피었다는 비극적인 이야기가 문득 떠올라

영원한 사랑의 보랏빛이

애틋하고 애잔하게 느껴집니다

신화는 신화일 뿐~

그대로 믿지는 않지만요


히야신스는 꽃이 피기까지는 쉬운 편이지만

꽃이 지고 난 후부터가 어렵답니다

해가 갈수록 꽃송이 수가 줄어도

실망하기 없기 없기?


몽글몽글 꽃송이들이 모여

몽실몽실 이삭 모양으로 매달리는

곱고 사랑스러운 히야신스는

꽃도 예쁘고 향기도 달콤한 데다가

꽃말도 '사랑'이라 부케로 많이 쓴답니다


미의 여신 비너스는 더 아름다워지려고

히야신스 꽃이슬로 목욕을 했다는데

믿어도 될까요?

그냥 보기만 해도 이렇게 향기로운데

굳이 그렇게까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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