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26 너와 나 그리고 우리

함께 걷는 길

by eunring

산 아래 사는 친구와는 학생 시절

도서관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어요

학교 다닐 때 늘 도서관에서 책 읽고

저녁놀 등에 지고 나란히 내려오던 길에

읽던 책 이야기하곤 했었지~라는

친구의 말은 과거형입니다

아지랑이처럼 아련히 피어오르는

추억 속에 우리가 있습니다


이제는 날씨 이야기에 미세먼지

영화나 TV 프로그램 이야기하며

외딴섬처럼 살아간다는~

친구의 말속에는 지금 우리가 있죠

그때나 지금이나 나이 따로 마음 따로

여전히 철부지 마음인 것이 웃퍼요


안방 1열로 영화를 보고 난

친구가 깨톡 문자로 물어요

'희망이란 게 뭘까?

영화의 마지막이 참 슬프다
쓸쓸하네 저 남자 어디로 갈까~
날마다 숨 쉬다 보면
희망도 밀려온다고~
희망은 대체 뭐지?'


희망이 뭘까요?

잠시 생각하다 답문자 톡톡 보냅니다

'희망은 부질없는 기다림 아닐까?

그래도 아예 없는 것보다 나은~'


각자의 자리에서 본 영화 얘기 끝에

서로가 서로에게 그랬습니다

잎이 무성할 때는 물론이고

빈 가지에 바람 송송 밀려들 때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처럼 당당하게

마음은 언제나 푸르게 살자고요


'좋은 동행자가 함께 하면

그 어떤 길도 멀지 않다'라는

터키 속담이 있답니다


영화 끝나고 잠시 휴식 후

TV 채널을 돌려 테마 기행을 보며

산 아래 사는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도

터키 이야기로 바뀝니다
'저기 발 담그고 걸었다
볕이 강해~가고 싶다
거기 음식도 생각난다'


터키가 보석 이름 같다고 하자

친구가 그렇답니다
'보석 같은 나라 맞아
무궁하다'


친구가 전하는

터키 이야기를 눈으로 보며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너도 보석이야

보석 같은 친구'


모래알 같은 너와 나

저마다 외딴섬 같은 너와 나

우리가 만나 보석 같은 친구가 되었어요

혼자일 때는 한 알의 모래이고

뚝 떨어진 돌덩이 섬이다가

함께하면 보석 같은 친구가 되죠


보석 같은 친구와 함께

나란히 걷는 앞으로의 시간들도

정겹고 따스하리라는 생각을 하며

혼자 빙긋 웃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925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