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44 그래도 봄은 옵니다
꽃의 예술
창경궁에 동백꽃 피고
매화 꽃봉오리 맺혔다는
다정 언니의 봄소식입니다
찬란한 슬픔의 봄이 맺히고
또 피어났군요
그래도 봄은 오고
누가 뭐래도 꽃은 피어납니다
매화 동백 봄날의 꽃자매들의
화사한 꽃망울들이
나를 달래고
그대를 위로합니다
한 송이 꽃에게서 받는 위안은
한 곡의 노래나 한 편의 시나
한 폭의 그림이나 한 권의 책에서 받는
감동 못지않아요
길고 매섭고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버티고 애쓰고 꼬물대며 피어나는
봄꽃 한 송이의 수고로움 또한
여느 예술가 못지않은
고통이고 인내인 거죠
해맑은 미소 머금기 위해
견디어 냈을 모진 바람
안간힘을 쓰며 다정히 녹여냈을
기나긴 겨울날의 비와 눈
어깨 잔뜩 웅크리며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을 봄날의 희망
눈물겨움으로 소리 없이 다독였을
애틋한 그리움과 설운 외로움
향긋한 속삭임 내뿜기 위해
감사함으로 끌어안았을 햇살
그 모든 수고로움들로 빚어낸
꽃이라는 이름의 예술 앞에서
문득 숨을 죽이고
가만 웃어 봅니다
그럼요
견디고 버티는 것이 삶이고
그렇게 멍울지는 삶이라는 꽃망울 또한
고통 속에 피어나는 예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