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68 멜랑꼴리 커피 한 잔
드보르자크 '유모레스크'
흐린 봄날 오후
차이코프스키의 '유모레스크'를 듣습니다
드보르자크의 '유모레스크'가
워낙 귀에 익은 데다가
차이코프스키의 우수 어린 감성에 익숙해서인지
차이코프스키의 '유모레스크'가
조금 낯설기는 합니다
'유모레스크(Humoresque)'는
가요풍의 멜로디에 유머러스한 느낌을
세련되게 얹은 기악곡인데
유머러스하면서도
변덕스러운 기분이 흐른다죠
19세기에 널리 유행한 음악 스타일인데
음악의 표제로 슈만이 처음 사용했답니다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우아한 가락 속에
애수 어린 한 가닥의 선율이
가볍게 튀는 듯한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드보르자크의 '유모레스크'가 유명해서
슈만과 차이코프스키 루빈스타인 그리그
라흐마니노프 시벨리우스 등의 곡들이
살짝 가려지는 아쉬움이 있어요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모두 8곡의
유모레스크를 작곡했는데
제7곡 G장조 '유모레스크'가
우리 귀에 익숙한 유모레스크랍니다
원곡은 피아노곡이지만
바이올린 연주용으로 편곡이 되어
바이올린곡이 원곡처럼 친숙합니다
3분 정도의 짤막한 곡이지만
기분 좋은 편안함과 소박한 즐거움
그리고 따뜻한 행복감을 주는 곡이죠
슈만 스스로 자신의 '유모레스크'는
'웃음보다 오히려 눈물겨운 곡'이라 했듯이
가벼운 소품이 아니라 피아노 대곡이라
큰 유모레스크라고 적었답니다
서정적으로 시작하는 슈만의 곡은
다양한 기분을 나타내는
5 부분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복잡 미묘한 감정을 그려낸 작품인가 봅니다
시벨리우스의 '유모레스크'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은근 진지하고
차이코프스키의 '유모레스크'에는
역시나 우아하고 감미로운 멜로디에
멜랑꼴리한 감성이 스며 있어요
오늘처럼 흐리게 저무는 봄날에는
멜랑꼴리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에
드보르자크의 '유모레스크'를 곁들여
통통발랄 귀엽고 사랑스럽게
기분 전환을 해보는 게 좋겠어요
물론 웃음의 입꼬리 끝에는
슬픔이 살며시 깃들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죠
음악도 유모레스크
인생도 유모레스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