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5 안타까운 사랑의 편지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맑고 감미롭고 섬세한
봄날 같은 만돌린의 음색에 반해서
한번 배워볼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러나 시작하지는 않았죠
악기는 연습인데
건방지게도 연습을 좋아하지 않아
중도 포기한 악기들이 여럿 있어서
늘 악기들에게 미안하고
만돌린 역시 그렇게 될 게 분명하므로
미안함 대신 예의를 지키고 싶었거든요
만돌린은 16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악기라죠
부드럽고 로맨틱한 만돌린 연주가 흐르는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은
만돌린 음색처럼 보드랍고
여주인공 소피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예쁘고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50년 전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베로나에서 시에나까지의 여정이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광과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로맨틱하게 흘러갑니다
주인공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작가를 꿈꾸며 잡지사 자료 조사원으로 일하다가
남자 친구 빅터(가멜 가르시아 베르날)와 함께
베로나 여행을 하게 됩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베로나 시내에 있는 줄리엣의 집은
이루지 못한 사랑을 고백하여
운명적인 사랑을 이루려는 사람들로 가득하죠
'줄리엣의 발코니' 벽면에
조르르 붙어 있는 러브레터들을 모아서
가슴 아픈 사연들에 답장을 보내는 일을
잠시 동안 돕던 소피는
돌 틈 사이에서 50년 전에 쓰인
빛바랜 러브레터를 발견하고
안타까운 사랑의 편지를 쓴 클레어에게
진심이 담긴 답장을 보냅니다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소피의 답장에 용기를 낸
클레어(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손자 찰리(크리스토퍼 이건)와 함께
첫사랑을 찾기 위해 소피를 만나러 옵니다
소피의 진심 어린 답장에 용기를 냈다는
클레어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에
감동한 소피는 클레어의 첫사랑
로렌조 찾기에 동행하게 되죠
소피는 자료 조사원 특기를 발휘하며
클레어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지만
물론 쉽지 않아요
기대하고 실망하다가 추억으로 간직하고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하는데
우연히 소피의 습작 노트를 본 찰리가
그녀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다정하게 웃는 모습이 훈훈해서 심쿵~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급 아이스크림이 당깁니다
아이스크림 먹기에 좋은 포근 봄날이네요
'별이 불이 아닐까 의심하고
태양이 정말 움직이는지 의심하고
진실이 거짓이 아닐까 의심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의심하지 말아요'
잔디에 나란히 누워
셰익스피어의 '햄릿' 2막 2장의
대사를 주고받으며
소피와 찰리는 아쉬운 마음을 나누죠
첫사랑 찾기를 포기하고
이별주나 하자며 포도밭을 지나다가
로렌조를 닮은 청년을 발견한 클레어 앞에
운명처럼 첫사랑 로렌조가 백발을 나부끼며
포도밭 사이로 말을 타고 나타나는데
잔잔한 감동이 포도향처럼 밀려듭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면서도
첫사랑 클레어와 로렌조는
한눈에 서로를 알아봅니다
늦었다고 미안해하는 클레어에게
'사랑을 이야기할 때 늦었다는 말은 없다'라는
로렌조 할아버지 멋져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소피는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를 글로 써서
작가의 꿈을 이루지만
일중독 남자 친구 빅터와는
헤어지게 됩니다
클레어와 로렌조
50년 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 연인들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소피가 발코니에서
찰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자
또 발코니? 라며
다짜고짜 겉저고리를 벗어던지는 찰리
'난 로미오처럼 연애 안 해
발코니 앞에서 왜 속삭여?
당장 데리고 도망쳐야지'라던 그가
로미오처럼 나뭇가지를 타고 발코니에 오르다가
'사실은 소피 나도 미치도록 깊이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널 사랑해'
그만 바닥에 떨어지며 웃음을 줍니다
클레어 할머니가 그랬거든요
'넌 몇 명의 소피를 찾아 헤매려고 이러니?
나처럼 50년을 기다리지는 말아라'
설렘을 안고
베로나에서 시에나까지
사이프러스 나무의 푸르름으로
함께 하는 여정이 사랑스럽고
만돌린의 음색처럼 맑아서 행복합니다
아~여행 가고 시프다
이건 혼잣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