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99 엄마와 소나무
늘 푸른 소나무
엄마네 아파트 현관 입구
작고 예쁜 소나무 한 그루가
엄마 나무랍니다
아침이면 정답게 엄마를 배웅하고
저녁이면 반갑게 마중하는
고마운 엄마 나무랍니다
엄마가 '내 나무'라고 부르는
엄마의 소나무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인데
엄마는 사랑의 눈길로 어루만지고
마음으로 다독이십니다
'내 나무가 기다린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사랑이 꿀물처럼 흘러내리죠
사시사철 변함없는 소나무는
한결같은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굳이 화장을 하지 않아도 여전히 곱고
철마다 옷을 갈아입지 않아도
잔잔히 향기롭습니다
정절과 장수라는 꽃말을 지닌
울 엄마의 '내 나무' 소나무는
쓰임새도 많은 향기로운 나무죠
집을 짓는 데도 쓰이고
땔감으로도 쓰인답니다
노란 송화가루로는 다식을 만들고
쌉쌀하고 향긋한 솔잎으로는 차를 우리고
어린 나무의 부드러운 속껍질은
먹을 수도 있다고 해요
예전에는 어린아이가 태어난 집에
나쁜 기운을 막는 금줄을 칠 때
대롱대롱 솔가지를 매달기도 했답니다
소나무의 '솔'은 으뜸이라는 의미니까
나무 중 엄지 척~ 으뜸 나무인 거죠
중국 진시황제가 소나무 아래 비를 피해
공작의 벼슬을 주어 나무木 공작公이라
두 글자가 만나 송松이 되었다고 해요
소나무는 햇빛을 좋아하는 나무랍니다
바람이 꽃가루를 날려주어 열매를 맺고
늘 푸른 소나무의 솔잎도
그 해 난 잎이 첫겨울을 지날 때는
여전히 싱싱 초록이지만
겨울 지나 다음 해 늦봄에는
갈색으로 변해 떨어진답니다
겉으로 티를 내지 않을 뿐
한꺼번에 우수수 떨어지지 않고
조금씩 번갈아 떨어지기 때문에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보이는 거죠
'소나무야 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소나무 노래를 부르다 보면
쌉싸름 향긋한 솔잎이 바람에 나부끼듯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소나무처럼 티 내지 않고
묵묵히 견디는 미덕을 배워야겠어요
계절이 바뀌어도 소란스럽지 않게
쌉싸름한 솔향으로 엄마의 곁을 지켜주는
늘 푸른 소나무가 이제부터 나에게는
엄마 나무 소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