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희망하다 93 운동장 풍경
아침 운동장 풍경
우리 집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큰길이 보이고
그 너머에 초등학교가 있어요
아침마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
참새떼처럼 지지배배 지저귀는 소리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노는 모습
시끌법석 재미난 소리
한참 동안 그 모습과 소리들을
만나지 못하고
쓸쓸히 텅 빈 운동장만
우두커니 내려다보다가~
오늘 아침
다시 그 모습을 만났습니다
음소거 영상처럼
반듯하게 정지된 듯한
소리 없는 풍경이
초등생 학부모도 아닌데
왜 그리도 안쓰럽고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하얀 마스크를 쓴
손가락 인형 같은 아이들이
운동장에 두 팔 간격으로
조르르 서 있고
그 사이를 선생님들이 오락가락
교문 밖에는 학부모들의
안타까운 마음들이 동동거리고 있어요
두 팔 벌려 와락 끌어안고 싶은
정겹고도 안쓰러운 아침 운동장 풍경을
한참 동안 내려다보며 생각했어요
두 팔 간격 말고
반갑게 서로를 끌어안는
두 팔 만남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