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7 풋풋한 초록에 물들다
머위를 다듬으며
진초록 머위를 다듬으며
싱그러운 초록에 물들어갑니다
줄기 껍질을 벗겨내다 보면
손끝이 커피색으로 물들어
아무리 씻어도 쉽게 지지 않지만
그것도 괜찮습니다
손끝으로 커피 한 잔 마시는 셈 치고
쌉싸름한 향기와 풋풋한 초록에
눈과 마음이 물드는 것이
기분 좋거든요
내가 두 번째로 크게 아팠을 때는
엄마가 젊고 기운도 있으셔서
매 끼니마다 챙겨주시던
싱싱한 채소 반찬 중에
조물조물 머위나물도 있었어요
엄마의 손끝이 늘 까뭇까뭇한 건
머위 줄기 벗기시느라 그런 거였죠
쌉싸름하게 입맛을 돋우는 머위는
꽃봉오리와 잎부터 줄기 뿌리까지
모두 이용하는 귀한 봄나물이랍니다
머위를 다듬으며 알게 되었어요
머위 잎이 심장을 닮았군요
그럼 하트이고 사랑인 거죠
머위를 다듬으며
엄마의 사랑에 물드는 시간
손끝은 까뭇해도 마음은 초록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