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26 우리들의 행복 노트
영화 '꾸뻬 씨의 행복여행'
정신과 의사 헥터(사이먼 페그)의
행복 찾기 여행에 슬며시 동행합니다
여행가방 챙기는 설렘이 없어
조금은 아쉽지만 손이 가벼워 편하고
여권도 비행기표도 필요 없이
눈으로 쫓아가는 여행이니
마음까지 훌훌 가볍습니다
아 그렇군요~
행복 노트 한 권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번거로운 짐이 된다면
생략해도 괜찮습니다
스마트폰에 메모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내 마음에 저장이라는
편리한 장치도 있으니까요
상하이에서는
돈을 행복의 조건이라 여기며
비행기 일등석과 최고급 호텔을 고집하는
은행가 에드워드를 만나기도 하고
두 여자를 사랑하는 자유도 행복이라는
엉뚱하고 웃픈 메모 한 줄
행복 노트에 남깁니다
티베트 산꼭대기에서는
월요일 휴무라는 수도원에서 만난
스님과 여유로운 선문답을 나누기도 하죠
'당신은 이미 해답을 알고 있다'며
'진정한 행복은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에 밑줄 좌악~
아프리카행 낡은 비행기를 타고 후달리며
이제부터는 비행을 무서워하는 환자를
무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헥터에게
옆자리 아기를 안은 엄마의
여유로운 미소가 건너옵니다
행복은 집이고 가족이라며
비행기에서 무사히 내리게 되면
자신의 엄마가 끓인 맛있는 고구마 스튜를
꼭 먹으러 오라고 초대하죠
아프리카에 무사히 내려
가족과 함께 지내며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약 밀매상 디에고를 만나는데요
행복하냐고 묻자 디에고는 아니라고 합니다
'아내가 행복하지 않으니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고
가족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행복하겠냐' 고요
행복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는 것이라는
동료 마이클의 말에 고개 끄덕이고
비행기에서 만난 마리네 집에서
고구마 스튜 최고라는 엄청난 깨달음을 얻으며
함께 어울려 즐거운 파티를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느닷없이 반군에게 납치당한 헥터는
두려움이 행복의 걸림돌이라는 것도
덤으로 알게 됩니다
디에고 덕분에 풀려난 헥터는
행복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고
행복은 축하하는 법을 아는 것이라며
칠렐레 팔렐레~
여잔 친구 클라라(로자먼드 파이크)에게
전화를 하지만 클라라의 대답은 쿨해요
'나는 당신의 행복 프로젝트가 아니야'
여자 친구 클라라의 말에 의하면
서랍장에 넣어둔 사진 속 추녀인
첫사랑 아그네스(토니 콜렛)를 만나러 가는
LA행 비행기 일등석에서
느긋하게 샴페인을 마시던 헥터는
의사를 찾는 기내방송을 듣고
말기암 환자를 보살피게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동생을 꼭 만나고 싶다는
환자를 위해 비행기를 돌리는 대신
고도를 낮춰 운항하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려 애쓰는 헥터에게
"당신의 재능은 특별하고
사랑은 귀를 기울여주는 거'라는
환자의 말이 헥터의 행복 노트에 담깁니다
릴리와 잭 남매에 더하여
뱃속 아기를 가진 아그네스는 말해요
'행복을 느끼지 않지만 불행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가족이 있으니
가끔 울적하지만 그것이 행복일지도 몰라'
만일 헤어지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라는
꾸뻬의 가정법에 아그네스는 화를 내며
따끔 충고를 건넵니다
'현실을 바라봐 지금 이 순간을 살아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 가상의 존재가 되는 게
기분 좋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
난 환상 속 존재가 아니라
엄연히 현실 속 존재야
너를 사랑했어 헥터
그러나 지금은 남편을 사랑해
그리고 지금 네가 누구를 사랑하든
그게 나는 아니야'
추억은 영원할 수 없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고
헥터는 첫사랑 아그네스와 함께
코먼(크리스토퍼 플러머) 교수의
행복은 부차적인 것이라는
강연을 듣습니다
코먼 교수의 말씀은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입할 때 따라오는
행복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헥터의 여행 그 끝에는 클라라가 있으니
사랑하는 여자 친구 클라라를 떠올리자
행복해서 헥터의 뇌가 눈부시게 웃어요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헥터는 비로소 행복의 눈물을 주르르~
행복과 불안과 공포와 설렘 등
모든 감정의 색이 아름답게 섞여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
헥터는 바로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집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며
'우리 모두는 행복할 의무가 있다'고
티베트 스님과 행복 통화를 마무리하죠
행복 노트 챙겨 들고
행복을 찾아 떠났던 헥터는
이미 가지고 있던
행복 곁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고
이리저리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눈을 돌리면 바로 곁에 있는 것이며
마음 안에 이미 머물러있는 것이란 얘기죠
마음의 눈을 뜨기만 하면
활짝 웃으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들의 행복을 와락 끌어안고
오늘도 환하게 웃어봅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가 행복하고
해가 뜨면 양산 장수가 행복한
그것이 바로 행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