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61 고구마에 싹이 나서

보랏빛 싹이 예뻐요

by eunring

고구마에 싹이 나서 대략 난감~

보랏빛 예쁜 싹이 나서 사랑스럽기도 하고

유리병에 넣어 창가에 두고 키워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어요


초딩 시절 교실 창가에 조르르

유리병에서 자라던 채소들이 생각나서

잠시 웃어 봅니다

유리병의 물속에서 뿌리가 자라고

초록색 줄기가 자라는 것이 신기했었죠

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햇살이

유난히 눈부시게 떠오릅니다

지난 시간 속 눈부심이 눈을 찌르는 듯

문득 콧잔등이 시큰해요


어릴 적에는 고구마를 좋아해서

고구마 대장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사과를 좋아해서 사과 공주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웃기도 했는데

고구마에 싹이 날 정도로 놓아둔 거 보면

날이 덥기는 더운가 봅니다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싹싹싹~ 가위바위보

그런 놀이를 했던 생각도 납니다

고구마에 싹이 나서~라고는

하지 않은 것 같아요


학생 시절 가정 시간에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있어서

잘못 먹으면 복통이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니까

싹이 난 부분은 싹눈까지

말끔히 도려내야 한다고 배웠죠

녹색으로 변한 부분도

역시 깎아내야 한다고 배웠어요


감자 싹과는 다르게

고구마 싹에는 독이 없다는군요

싹이 난 부분을 말끔히 잘라내고 먹어도 되지만 싹이 난 고구마는 맛이 별로라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 먹으면 좋답니다


달콤 쫀득한 고구마 말랭이를

에어프라이어로 만들면 된다는데

날이 더우니 선뜻 내키지가 않아요


처음 생각대로 큼직한 유리컵에 넣어

보랏빛 싹을 길러볼까 생각 중입니다

뿌리가 생기고 잎도 무성해질까요?

초등생처럼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고구마에 싹이 나는 바람에

타임머신을 타고 휘리릭 날아가서

초등생이 되어보는 기분도

그 나름 괜찮습니다

여행이 어려우니

시간 여행이라도 해야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초록의 시간 260 한 접시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