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68 행복한 노란색은 햇빛 색
영화 '세이프 헤이븐'
작고 예쁘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
이웃과도 뚝 떨어진 외딴집으로 이사를 온
케이티(줄리안 허프)에게는 달아나고 싶은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있어요
평화롭고 조용하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풍경이 아름답고
잔잔하고 풋풋하고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 '세이프 헤이븐'은 '노트북'의 각본을 쓴 작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원작을 영화로 만들어서 더 흥미롭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
영원한 안식처가 되기에 어울립니다
제목 '세이프 헤이븐'의 뜻이
영원한 안식처랍니다
물론 사랑보다 더한 안식처는 없겠지만요
케이티의 말에 의하면
새하얀 도화지 같은 곳이죠
사랑으로 인한 아픈 상처가 있는 두 사람
케이티와 알렉스가 다시 두근거리는
사랑을 시작하기에 어울리는 안식처인 거조
솔직하고 호기심 많은 이웃 조(코비 스멀더스)가
케이티의 집을 엿보다가 친구가 됩니다
보기보다 힘세니까 필요하면 부르라는 조는
새로운 사랑을 망설이는 케이티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젖히며 용기를 주고
결말에서 뜻밖의 반전을 가져옵니다
부엌 마루를 환하게 칠하고 싶다며
케이티가 행복한 색이 어떤 색일까 묻자
햇빛 색을 닮은 노란색이라는
소녀 렉시의 대답이 깜찍합니다
아빠 알렉스의 가게에서 아빠를 돕는
사랑스러운 꼬맹이 소녀 렉시가 건넨
페인트 색상 견본 표에서
케이티는 레몬 색을 고르고
알렉스는 주문해 주겠다고 하죠
알렉스의 삼촌이 언제부터 페인트도 팔았냐고 묻자 오늘부터요~라는 대답이 괜히 재미나요
그렇게 사랑은 햇빛 색을 닮은
레몬의 노란색으로 시작합니다
밑칠용 페인트까지 덤으로 건네며
차로 배달까지 해주는 훈남 알렉스는
몇 년 전 아내를 암으로 잃은 아픔을 안고
조쉬와 렉시 남매를 키우며
고속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지내고 있죠
그의 눈에 그녀가 들어옵니다
자꾸만 그녀가 보입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걸어가는 그녀를 위해
밤에 그녀의 집 앞에 자전거를 놓고 가기도 해요
이곳 사람들은 일부러 부탁하지 않아도
서로 주고받으며 산다는 조는
그냥 고맙다고 하면 된다고
인생에 두 번째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케이티와 알렉스의 서툰 사랑에
멍석을 깔아주기도 합니다
알렉스와 함께 카누를 타러 갔다가
케이티는 알렉스의 아내 이야기를 물어요
처음엔 아내에 관한 모든 것에서
등을 돌리고 앞만 보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내가 아니면 누가 기억해주지' 생각했다는
알렉스의 말이 따끔따끔 아파요
'당신과 함께 하는 오늘
처음으로 세상을 마주 본다'는
알렉스의 고백도 안쓰러워요
서로의 마음을 향해 머뭇거리며
다가서는 두 사람 사이에 걸림돌이 생깁니다
철없는 어린 시절 케이티가 만난 남편 케빈은
폭력적인 사랑을 휘두르는 알코올 중독자였죠
경찰인 케빈은 자신의 폭력으로부터 달아난
아내 케이티를 지명수배자로 몰아
전단지까지 뿌리고 정직까지 당하지만
미친 듯이 케이티를 찾아다니고 있어요
우연히 전단지를 보게 된 알렉스가
잠시 케이티를 오해하게 되고
케이티는 다시 짐을 챙겨
케빈을 피해 달아나려고 하죠
알렉스까지 위험하게 할 수 없다며 떠나는 케이티를 붙잡는 알렉스는 사랑을 고백하며
'당신이 가장 안전한 곳은 여기 내 옆'이라고
자신의 곁에 머물러 달라고 해요
해변 마을의 축제가 시작되고
춤추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친 듯이 케이티를 찾아다니는 캐빈을
바라보는 조의 눈빛에 걱정이 가득합니다
불꽃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에
케이티를 찾아온 캐빈으로 인해
알렉스의 집이 불타는 소동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케빈도 죽어요
불에 타버린 집을 정리하며
알렉스는 죽은 아내가 남긴 편지들을 정리합니다
아들 조쉬에게 남긴 편지들도 있고
딸 렉시에게 남긴 편지들도 있고
그리고 그녀에게 남긴 편지도 있어요
울고 있는 조쉬가 '엄마 보고 싶다'고 하자
'나도 보고 싶어' 함께 울먹이며
알렉스가 중얼거립니다
'항상 그리울 거야'
조는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케이티에게 작별 인사를 건넙니다
'저기 햇살 좀 봐 눈이 부시다'
사진을 많이 찍어 두라는 조는
안 찍으면 후회한다고
이곳에서 행복해지라고 덧붙여요
"이제 이곳 사람이니까"라는
조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립니다
알렉스는 간직하고 있던 아내의 편지
'그녀에게'를 케이티에게 보여주는데요
'그녀에게 '라고 쓰여 있는 봉투 안에는
병으로 저 세상 사람이 된 알렉스의 아내가
새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가 들어있어요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그는 분명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당신도 그를 사랑하고 있을 테죠
그가 당신을 만나서 기쁘고
나도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내게도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니까
난 떠났고 당신은 온전히 그들의 사람이니
가족들을 웃게 해 주고 다독여주고
함께 해주기를 바라며~'
편지에 함께 들어있는
알렉스의 죽은 아내 사진을 보고
케이티는 몹시 놀랍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그녀는
늘 케이티 곁을 지켜주던 조였거든요
예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달달한 러브스토리에 가슴 졸이는 긴장감과
사랑과 영혼 느낌의 반전까지
흐뭇하고 감동적인 영화 '세이프 헤이븐'은
여름의 끝 무렵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햇살은 노랑으로 더욱 눈부시고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을 안고
조심스럽게 까치발을 드는 희망처럼
새로운 계절의 사랑도
바람처럼 살며시 다가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