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74 구름이 다녀간 자리

구름의 발자국

by eunring

새하얀 솜사탕을 한 움큼씩 뜯어서

파랑 하늘에 깔아놓은 듯

보송보송 잔잔히 깔린 구름이 예뻐서

사진으로 찍어 봅니다


요즘 솜사탕은 빛깔도 알록달록 고와서

연분홍도 있고 연노랑도 있으니

분홍 솜사탕 구름이랑 노랑 솜사탕 구름이

파랑 하늘에 보드랍게 깔린다면 어떨까

어린아이 같은 상상도 해 봅니다


구름은 수줍은 나그네인가 봐요

바람 따라 이리저리 날아다니지만

나 여기 있다고 손 흔들지도 않고

나 여기 다녀간다는 흔적이나

발자국도 남기지 않아요


구름은 새침데기처럼

발걸음 소리도 내지 않아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일정표도 알림장도 한 마디 약속도 없이

스르르 밀려왔다가 말없이 날아가는

구름이 다녀간 자리는 그냥 파래서

기억 한 줌도 추억 한 자락도 남지 않아요


떠돌이 구름에게도 꿈이 있고

나그네 구름에게도 목적지가 있을 테죠

에이~무슨 말씀이냐고

구름이 핑하니 달아나며 웃어요


구름은 구름일 뿐

그냥 다녀갈 뿐이고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라며

뜬구름이 포실포실 웃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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