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99 반달에 담은 그리움
반달 송편에 담긴 사랑
가을이 오고
바람 살랑살랑 불기 시작하면
반달 송편 예쁘게 빚어 나누어 먹는
추석이 다가옵니다
농사를 지으며 살던 옛날에는
달의 변화가 무척 중요했다죠
달을 보고 시간과 날씨를 예측해 가며
농사일을 했기 때문이라는데요
농사일을 해 보지 않은
내 눈에 비치는 반달은 그리움이고
보름달은 사랑으로 보입니다
가을바람 살랑이며 추석이 다가오니
달 달 무슨 달~쟁반 같은 둥근달에
송편 같은 반달로 보이기도 해요
소를 넣기 전에는 보름달
소를 넣어 접으면 반달이
송편 하나에 다 들어가는 건데요
반달 송편에 전해지는
백제 의자왕 때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궁궐의 땅에서 올라온 거북이의 등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고
적혀 있었답니다
유명한 점술가가 말하기를
'백제는 만월이라 서서히 기울어가고
신라는 반달이니 점점 차올라 만월이 된다'고
했다는데 실제로 백제는 폭망
신라는 번듯하게 삼국 통일을 이루었으니
역사의 흐름이란 달의 변화처럼
매정하고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점점 나아지고 채워지는 미래를 위해
반달 모양의 송편을 빚어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푼주의 송편이 주발 뚜껑 송편 맛보다
못하다'는 말도 있답니다
주발은 평범한 밥그릇이고
푼주는 떡이나 약식을 담는 사기그릇으로
아래는 좁고 위는 너부죽하게 생겼는데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쓰던 그릇이래요
푼주처럼 고급스럽고
좋은 그릇에 담긴 맛난 송편이라도
사랑과 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볼품없는 주발 뚜껑에 담긴 송편보다
맛이 좋지 않다는 속담이랍니다
'소 먹자는 송편'이라는 말처럼
송편 속에 넣는 재료는
콩 팥 밤 대추 깨 등이 있지만
가장 맛있는 소는 사랑인 것이죠
오늘 밤 떠오르는 달님은
아마도 송편 닮은 반달일 거고
점점 나아지고 채워지는 보름달처럼
하루하루 사랑으로 채워질 거라 생각하니
마음에 솔잎 향이 그윽하니 차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