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97 안타까운 시간여행

영화 '나비효과'

by eunring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죠

지난 시간들 속의 순간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누구나 간절히 그러고 싶은 때가 있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비의 날갯짓만큼 가벼운 바람이

지구 반대편에선 폭풍우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우등생 에반(에쉬튼 커쳐)은

어릴 적부터 중요한 순간 정신줄을 놓고 쓰러져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곤 했어요


유치원에서 어린이답지 않은

잔혹한 그림을 그리고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집에서 칼을 들고 있던 기억도 사라지고

케일리의 집에서 놀다가 정신줄을 놓기도 해요

정신병원에서 의사는 일기를 쓰라고 권했죠


어린 시절 에반과 친구들 사이에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나는데

사건 때마다 정신줄 놓아버린 에반은

우연히 자신이 쓴 일기를 읽다가

기억이 끊긴 과거의 시간

바로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친구 케일리의 아버지에게

케일리와 함께 성적 학대를 당하고

친구들과 폭약 장난을 하다가

이웃 할펀 부인과 아이가 사고를 당하고

케일리의 오빠 토미가 에반의 강아지

크로킷을 죽인 일 들의 기억을 되찾은 에반은

어릴 적 친구 레니와 케일리를 찾아갑니다


집콕하며 폐인 신세인 레니는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허름한 식당에서 웨이트리스 일을 하는

케일리는 에반을 통해 되살아난

과거의 상처 때문에 다음날

자살을 하고 말아요


케일리를 다시 살려내기 위해

에반은 일기를 읽고 시간여행을 해가며

과거를 바꾸고 현실 속 친구들의

망가진 삶을 바꾸려 하지만

한 가지 과거가 바뀌면 나비효과처럼

모두의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어긋나고 꼬이고 망가집니다


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 제이슨은

'과거를 파괴하면 안 된다'라고 말해요

완벽하게 바꿔야 한다고

말하던 어린 에반은 하마터면

아버지 손에 죽을 뻔합니다


과거를 바꿔가며 케일리를 찾아간 에반은

형편없는 곳에서 형편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

케일리에게 울면서 말해요

'너도 한때는 나와 함께

행복했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모든 사람의 인생을

바꾸러 가느냐는 케일리의 물음에

'바꾸려고 애쓸 때마다 더 엉망이 된다'는

에반의 대답이 안타깝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할 때 케일리가

아빠가 싫어도 아빠 곁에 남은 이유는

에반을 보기 위해서였다고 하죠

그만큼 에반을 좋은 친구로 여겼다는

케일리에게 에반도 마음을 건넵니다

'세상에 누구도 나만큼 널 사랑할 순 없을 거야

여자라면 누구나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할 것 같아서'


케일리를 살려내기 위해

일기장을 달라고 하자

의사는 일기가 원래 없었다고 해요

'모두 환상이야 없던 삶을 상상했어

케일리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러면서 에반에게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죠


에반의 아버지 제이슨도

없는 사진 앨범을 내놓으라고 했다는 말에

에반은 일기 대신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에반의 시간여행 능력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거니까요


에반의 상태가 이제 회복 불가능하다는

의사와 어머니의 대화를 창문 너머로 듣는

에반은 마지막 시간여행을 계획하고

어머니에게 자신이 태어나던

순간의 비디오테이프를 받아요


'누군가 이 편지를 본다면

내 계획은 실패한 것이고

나는 죽어 있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려 그녀를 살리고 싶다'

에반의 마지막 시간여행의 결말은

극장판과 감독판이 조금 다르답니다


감독판에서 에반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엄마가 자신을 낳으려는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태아인 자신을

생명 없는 존재로 만드는 거죠


에반이 태어나지 않았으니

케일리와 토미 남매는 아빠가 아닌

엄마와 지내게 되어 사랑 속에 자라고

레니도 별다른 문제 없이 멋지게 성장해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케일리의

활짝 피어난 미소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엔딩입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능력이 있다고 해도

현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거죠

인간이므로 인간의 영역에 머무르며

자연의 시간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는 바꿀 수 없으나

미래는 바꿔나갈 수 있다는

초록 이파리 같은 희망 하나 손에 쥐고

'나비효과' 안타까운 영화

시간여행을 마무리합니다


꼭 최선이 아니라도 괜찮은 거죠

차선이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초록의 시간 296 호밀밭의 파수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