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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19. 2023

초록의 시간 652 말 걸지 마 묻지도 마

일본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한 줄의 시구 같은

감성적인 제목의 영화는

만화를 원작으로 했답니다


당돌한 열일곱 소녀와

마흔다섯 살 츤데레 아저씨의

서툴지만 풋풋하고 예쁜 사랑 이야기 속에

꿈을 잃고 주저앉은 이들을 향한

'좌절 금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멈추지 말고 머무르지 말고 

머뭇머뭇 주저하지도 말고

다시 꿈을 향해 힘차게 뛰어보라는

응원의 속삭임이 귓가에 들려오는 듯~


큼직한 눈으로 사랑스럽게 노려보는

아키라(고마츠 나나)는 아킬레스건 파열

빛나는 꿈이고 기쁨이던 육상을 포기합니다

육상부 에이스였던 아키라가

연습 중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넘어져

다시는 좋아하는 달리기를 할 수 없다며

낙담하고 치료를 받고 돌아오다

우연히 들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장 콘도를 만납니다


우두커니 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비 오는 날의 먹먹한 분위기처럼

울적하게 가라앉은 아키라를 위해

점장 콘도(오오즈미 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가져다줍니다


커피를 주문하지 않았다는 아키라에게

비가 그치기만 기다리는 건 따분하다고

서비스라며 커피 한 잔을 건네고는

간단한 마술을 보여주는 콘도를 보며

아키라는 따뜻한 위로를 받아요

블랙커피 못 마시냐고 묻다가

무심히 건네는 하얀 각설탕 하나

그건 분명 따뜻한 위로니까요


재활 훈련 대신 아키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데요

점장 콘도책벌레로 

젊은 시절 소설가를 꿈꾸었으나

아들 유토와 사는 무표정한 돌싱남이죠

따분한 사람이지만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에게

아키라는 마음을 기대게 됩니다


꿈을 놓아버린 소녀와

꿈에 지친 중년 아저씨가

놓아버린 꿈과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아 발돋움하는 이야기는

비가 갠 후의 맑은 하늘처럼

청량하고 싱그러워요


그들이 서로에게 기대는 마음이

철부지 사랑이든 성숙한 우정이든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

청춘의 특권과도 같은

혼란스러운 모습까지도

반짝반짝 사랑스럽습니다


눈물 그렁한 눈을 꿈뻑이며

'친구인 거죠 우리' 묻는 아키라에게

콘도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친구끼리 보통 문자 주고받잖아요

점장님과 문자 하고 싶어요'

울다 웃는 아키라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매력 소녀입니다

따라 웃는 콘도 역시

순수함과 편안함으로

아재미 뿜뿜~


순수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영화 속에서

잊고 잃어버린 꿈을 잠시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마음 어디쯤이 휑한

계절이니까요


아키라가 큼직한 눈망울로

사랑스럽게 노려보며

'좌절금지'라고 말해줄 것 같아요

그 곁에서 허당미 뿜뿜 콘도 아저씨가

빙긋 웃어줄 것 같아서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츤데레 콘도 아저씨가

이렇게 덧붙이네요

'젊음이란 그래

때로 난폭하고 아주 거칠어

그래도 그 시절에 느낀 모든 감정들은

훗날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되는 거야

지금은 미처 모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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