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35 가을날 커피 한 잔
커피 친구 치아바타
가을과 커피는 말해 뭐해요
빛깔과 향기가 자매처럼 닮았습니다
때로는 씁쓸함이 깊어지다가도
뒤따르는 단맛의 아련함에
그냥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지고 든든해지는
사이좋은 자매 같아요
가을날 커피 한 잔으로는
개운하고 씁쓸한 아메리카노도 좋지만
가끔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카페라테도 어울립니다
보글보글 우유 거품이 주는
포근한 느낌이 괜찮거든요
가을날 커피 한 잔에
가끔은 투박한 친구도 필요합니다
애교를 부리거나 말재주를 피우지는 못해도
진심으로 담백한 치아바타 같은
무던한 친구가 오래가는 좋은 친구니까요
프랑스 대표 빵은 바게트
이탈리아 대표 빵은 치아바타랍니다
겉 바삭 속은 부드럽고 쫀득한
치아바타(ciabatta)는 이탈리아어로
낡은 신발이나 슬리퍼를 의미하는 단어래요
가만 들여다보니 정말 그렇군요
빵의 모양이 기다랗고 넙죽하며
가운데가 푹 꺼진 모양에서 유래되었다죠
겉보기에는 투박한 모양이지만
속 빵이 부드럽고 구멍 송송 뚫려
가벼운 식감을 가진 츤데레 매력쟁이죠
납작하고 길쭉한 치아바타는
밀가루에 이스트 소금 물 정도만 넣고 반죽해서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린
담백하고 건강한 빵이라 그냥 먹어도 좋고
샌드위치용 빵으로도 많이 이용한답니다
따뜻한 파니니를 만들어 먹으면 맛나죠
파니니(panini)는 치아바타 사이에
치즈나 햄 채소 등의 재료를 넣어 만든
이탈리아식 샌드위치인데
'작은 빵'이라는 의미를 가졌답니다
재밌는 것은
치아바타 빵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치아바타 백도 있다고 해요
들고 다니다가 배고플 때
한 조각 뜯어먹을 수 있는
진짜 빵으로 만든 가방이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다는 얼라 같은 생각에
혼자 웃어 봅니다
담백한 치아바타 한 조각에
부드러운 카페라테 한 잔으로
쌉싸름한 가을 하루를 다독이며
오늘도 힘찬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