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48 마음의 계절

계절의 마음

by eunring

마음이라는 이름의 악기가 있어

때로는 쓸쓸함을 연주하고

때로는 슬픔을 노래하지

바람이 나뭇잎을 흩트리고

금빛 햇살을 부스러뜨리듯이

눈부신 슬픔을 노래하고

눈물겨운 쓸쓸함을 연주하지


마음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어

늘 함께 하는 듯하다가도

돌아보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친구야

다정히 어깨동무하고 걷다가도

살며시 손을 놓고 저만큼 달아나버리지

걸음이 너무 빨라서 붙잡을 수가 없어

바람보다도 더 빠르게 떠나버리곤 해


마음이라는 이름의 계절이 있어

설렘으로 눈부신 봄날이기도 하고

열정으로 들뜨는 여름이기도 하다가

그리움으로 수런대는 가을이기도 하지

그리고 곧 차갑고 하얀 겨울이 올 거야


바람을 챙겨 넣은 외투 자락 펄럭이며

목도리 돌돌 포근함을 간직한 마음이

적막한 창밖을 서성대는 소리가 들려

서성이는 마음의 발자국 소리는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리야


바스락바스락 그리움이 부서지는

스산하고 성급한 마음의 계절이

가을날 빗방울 소리 안고

창밖에 흩어져 내리고 있어


마음은 때로 한 송이 꽃이고

금빛으로 눈부신 한 줌 햇살이고

한 줄기 바람이다가

흩어져 사라지는 빗소리야

마음은 늘 슬픔의 계절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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