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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Sep 30. 2022

초록의 시간 523 해피 무화과 타임

커피 친구 무화과 깜빠뉴

어쩌다 보니

젊고 곱고 예쁜 나이는 아니지만

유유히 흘러가는 세월에 기대어

여리고 고운 마음으로 예쁘게 살자~고

산 아래 친구와 덕담을 나누며

해피 무화과 타임을 함께 합니다


산 아래 친구는

보들보들한 파운드케이크를 좋아합니다

아플 때 운드케이크 한 조각 먹으면

달달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난다는군요


나는 파운드케이크도 좋아하지만

막 구워낸 깜빠뉴를 더 좋아해요

그래서 친구는 무화과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

나는 무화과 깜빠뉴 한 조각을 앞에 놓고

친구는 녹차 나는 커피를 마십니다

서로 다르지만 사이좋게

무화과가 친구와 나를 이어주는

해피 무화과 타임이네요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데

사실은 열매 속에 꽃이 숨어 있답니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작은 꽃들이 꽃자루 속에 숨어 있는 거래요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맺을 수는 없으니까요


심으면 일 년 만에 열매를 먹을 수 있는

무화과나무는 성경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을 떠나며

부끄러움을 가린 잎이 무화과나무 잎이래요


밍밍하고 담백한 맛이 편안해서

스르르 손이 가는 건강빵 깜빠뉴에도

말린 무화과가 들어 있으니

달달하고 행복한 무화과 덕분에

호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구워낸 시골 빵은

겉바속촉 야들야들 씹을수록 고소합니다


말린 무화과가 얌전히 들어 있는 속 빵은

부드럽고 촉촉하고 말랑말랑하면서

무화과 씨가 톡톡 씹히는 것도 재미나고

무화과의 달콤함이 기분을 달착지근하게 합니다


깜빠뉴는 프랑스어로 시골이라는 뜻이래요

정식 이름 시골 빵은

팽 드 캉파뉴(Pain de campagne)

시골풍의 프랑스 빵인 거죠


파운드케이크보다 깜빠뉴를 더 좋아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친구와 나란히 앉아

나도 친구와 함께 파운드케이크를 먹습니다

말린 무화가가 들어 있는

파운드케이크와 깜빠뉴처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 비슷한

사이좋은 친구 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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