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00 시간은 선물이야

시간의 선물

by eunring

묵은해와 새해가

서로 만나 인사 나누지

악수 대신 주먹 악수

주먹 악수 대신 팔꿈치 악수

팔꿈치 악수 대신 눈인사로

소리도 없이 스치고 지나가지


묵은해의 어깨 위에 쌓인 고단함을

눈썹 끝 고운 미소로 다독이며

애썼다고 잘 가라고 배웅하는 새해를 향해

괜찮을 거라고 다 괜찮아질 거라고

묵은해가 손 흔들며 미소 인사를 건네지


시간은 약이라지만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아

시간이 주는 선물이 비록 약이 아니고

시간이 안고 오는 주머니가

기쁨 즐거움 설렘 행복 가득 담은

꽃주머니는 아니더라도

시간은 선물이야


새해 새 마음으로 걸어가는 길이

비록 향기로운 꽃길이 아니고

자르르 비단 깔린 고운 길이 아니더라도

소복소복 새하얀 눈길처럼

발자국 하나 없는 새 길이니까


그 길마저 때로는

내 뜻대로 걸을 수 없다 해도

하나둘 찍히는 발자국은 내 것이니까

삐뚤빼뚤 못난 걸음이라도

내 것이니까~


겁먹지 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새하얀 시간의 선물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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