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는 숫자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어
드러내지 않는 다소곳함이 좋았지
2라는 숫자를 지금도 좋아해
처음이 아니고 두 번째라서 좋아
무엇이든 처음은 낯설고 어설프잖아
처음보다 두 번째가 그래도 조금은 낫잖아
처음의 등 뒤에 살짝 숨을 수도 있잖아
덜 설레는 만큼 덜 떨릴 거잖아
그런데 말이지
꼭 그런 것도 아니란 말이지
두 번째라고 해서
처음보다 어색하지 않은 건 아니거든
첫 번째가 아니라고 해서 여유롭지도 않고
설렘이 덜하다고 해서 떨림이 덜하지도 않고
낯설지 않다고 해서 실수가 줄어들지도 않아
모든 순간이 늘 처음이듯
모든 날들이 늘 새로운 날들이고
밝아오는 해가 어제의 해가 아니듯
내 마음도 언제나 첫 마음이야
1이라는 숫자 뒤에 한 걸음 물러선
숫자 2가 조르르 늘어선 2022 새해에게
올해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어
내가 조금 서툴더라도
해야~내 친구로 다가온 새해야~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래
늘 처음인 듯 머뭇거리며
어설프고 서툰 모습으로 버벅거리더라도
새해인 네 앞에서 나 또한 새 마음이니
그러려니~살며시 눈감아 주었으면 해
거침없이 내달리지 못하고
엄살 부리며 뒷걸음질 치더라도
부족하고 부실한 사람이라 실수를 거듭하고
어김없이 또 실패하더라도
다정한 이해의 마음으로 덮어주고
따스한 사랑으로 감싸주기 바래
난 여전히 대책 없는 철부지고
한결같은 겁쟁이거든
해야 새해야~
나도 너처럼 매 순간 새내기거든
새 마음으로 첫걸음을 시작하는 너와 나
기대하기보다는 믿어 주고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믿고 사랑하고 기다려 주는
진심 귀한 친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