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01 새해에게

해야 새해야

by eunring

2라는 숫자를 좋아하던 때가 있었어

드러내지 않는 다소곳함이 좋았지

2라는 숫자를 지금도 좋아해

처음이 아니고 두 번째라서 좋아

무엇이든 처음은 낯설고 어설프잖아

처음보다 두 번째가 그래도 조금은 낫잖아

처음의 등 뒤에 살짝 숨을 수도 있잖아

덜 설레는 만큼 덜 떨릴 거잖아


그런데 말이지

꼭 그런 것도 아니란 말이지

두 번째라고 해서

처음보다 어색하지 않은 건 아니거든

첫 번째가 아니라고 해서 여유롭지도 않고

설렘이 덜하다고 해서 떨림이 덜하지도 않고

낯설지 않다고 해서 실수가 줄어들지도 않아


모든 순간이 늘 처음이듯

모든 날들이 늘 새로운 날들이고

밝아오는 해가 어제의 해가 아니듯

내 마음도 언제나 첫 마음이야

1이라는 숫자 뒤에 한 걸음 물러선

숫자 2가 조르르 늘어선 2022 새해에게

올해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어


내가 조금 서툴더라도

해야~내 친구로 다가온 새해야~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래

늘 처음인 듯 머뭇거리며

어설프고 서툰 모습으로 버벅거리더라도

새해인 네 앞에서 나 또한 새 마음이니

그러려니~살며시 눈감아 주었으면 해


거침없이 내달리지 못하고

엄살 부리며 뒷걸음질 치더라도

부족하고 부실한 사람이라 실수를 거듭하고

어김없이 또 실패하더라도

다정한 이해의 마음으로 덮어주고

따스한 사랑으로 감싸주기 바래

난 여전히 대책 없는 철부지고

한결같은 겁쟁이거든


해야 새해야~

나도 너처럼 매 순간 새내기거든

새 마음으로 첫걸음을 시작하는 너와 나

기대하기보다는 믿어 주고

부족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믿고 사랑하고 기다려 주는

진심 귀한 친구가 되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초록의 시간 400 시간은 선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