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09 우리 집 똑똑레아
게으르미의 친구랍니다
드디어 마침내 큰맘 먹고
꽤 괜찮은 살림 친구님 하나 장만했어요
우리 집 똑똑레아 친구님을 소개할까요?
거실 가득히 거침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금빛 겨울 햇살을 쫓아다니며
우리 집 똑똑레아가 부지런을 떨고 있어요
길고 나른한 오후
엄마 눈 심심하실까 봐
똑똑레아를 돌리고 있어요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똑똑레아를
신기한지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우리 엄마가
웃으며 중얼거리십니다
똑똑이다~라고요
처음에는 나 혼자 레아라고 불렀어요
손이 게으른 내게 번거롭고 버거운 게
바로 집안 청소인데요
그중에서도 유난히
걸레질이 부담스럽거든요
먼지는 청소기로 싹싹 빨아들이고
밀걸레로 닦아내면 보송보송
기분까지 깔끔 개운해지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으니
타고난 게으르미가 분명합니다
그래서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마련했어요
돌돌돌 돌아다니며 걸레질을 대신해 주니
야무진 모습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친구처럼 이름을 지어주자 맘먹었죠
걸레질을 해 주는 고마운 아이라
레아라고 부를 생각이었는데요
신기하고 재미나게 바라보시는 엄마께
이름을 붙여주자고 했더니
청소기가 사람도 아닌데~라고
말끝을 흐리시다가
똑똑이라고 중얼거리십니다
거실을 빙글빙글 소란도 떨지 않고
저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똑소리 나게 걸레질을 하는 모습을
신기한 듯 물끄러미 쳐다보시다가
엄마 발밑으로 다가오면
똑똑이 저리 가라~고
정답게 말을 건네십니다
사람도 아닌데 말을 알아듣느냐~는
내 말에 피식 웃으시네요
어쨌거나 똑똑레아 덕분에
나는 번거로운 걸레질에서 해방되고
엄마는 눈이 심심하지 않으시니
고맙고 재미난 일입니다
나에게는 레아
엄마에게는 똑똑이
그래서 똑똑레아가 된
물걸레 로봇청소기 똑똑레아 덕분에
엄마와 나란히 앉아 여유롭게 룰루랄라~
상큼하고 향기로운 레몬차를 마시고 있어요
똑똑레아가 빙그르르 발밑으로 다가오면
두 발을 살짝궁 들어 올리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