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10 나의 길
나의 길을 갑니다
나의 길을 갑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길이지만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갑니다
내 맘대로 걸을 수 없고
내 멋대로 걸어갈 수 없는
나의 길을 피하지 않고 갑니다
피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주저앉거나 물러서고 싶지 않아서
느린 걸음으로 묵묵히 걸어갑니다
남의 길을 넘보지 않습니다
그 누구의 길도 녹록지 않은 길이니까요
누구의 어떤 길이라도 어김없이
고단하고 고달픈 길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겉보기에 평온하고 평탄한 길도
내 걸음으로 걷다 보면 분명
거칠고 가파르고 버거운 길이니까요
애써 웃어보아도 눈물이 나는
애틋한 길이니까요
나에게 주어진 길
내 발로 가야 하는 길이라면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그리고 다시 걸어갑니다
머뭇거릴지라도 뒤돌아보지 않고
서성이다가도 앞을 향해 갑니다
중얼거릴지라도 투덜대지 않으며
묵묵히 나의 길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