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16 내 마음속 키다리 아저씨
키다리 아저씨네 라떼아트
키다리 아저씨네 라떼아트가
향기로운 꽃망울처럼 사랑스러워요
바리스타 청년을 만나본 적이 없으니
키가 훌쩍 큰 청년인지 잘은 모르지만
라떼아트를 보니 훈내 뿜뿜
훈남 청년임이 분명합니다
한때는 바리스타를 꿈꾸며
라떼아트를 연습하느라 우유 거품을 내서
진하고 향기로운 에스프레소 위에
어설픈 하트를 그리며
수도 없이 중얼거렸었죠
커피 인생 쉽지 않아
라떼아트 예쁜 만큼 녹록지 않아~
부질없이 투덜거리던 순간들이
문득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지만
어릴 적 읽었던 동화 '키다리 아저씨'는
늘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돌아보면 지금도 어딘가에
키다리 아저씨가 서 있을 것만 같아요
어쩌면 한 걸음 뒤에 그림자처럼
엉뚱한 사람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면
주디가 창피할까 봐
가슴에 빨간 장미를 꽂고
웃으며 서 있을 것 같아요
키다리 아저씨네 카페라떼를 앞에 두고
미국 작가 진 웹스터의 고전 명작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주디를 추억합니다
보육원에서 자란 주인공 주디가
신분을 밝히지 않은 키가 큰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에게 써 보내는
사랑스러운 편지글들이 떠올라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밝고 명랑한
긍정 소녀 제류샤 에벗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해
새롭고 낯선 학교생활을
종알종알 편지에 써 보내는데요
전화번호부에서 따온 성 씨와
묘지 비석에 적힌 누군가의 이름으로
보육원 원장님이 의미 없이 지어준
자신의 이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주디라는 애칭으로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죠
물론 답장을 기대할 수는 없어요
'존 스미스라는 평범한 이름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요
차라리 친애하는 말뚝님이나
친애하는 빨랫줄 받침 기둥님이라고
바꿔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명랑하고 당돌하고 재미난
주디가 찾아낸 행복의 비결은
바로 현재를 사는 거죠
'이미 지나간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거나
다가올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누려야 한다'는
주디의 말이 그럼요~정답입니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은 행복에 익숙해지고 무디어진 거죠 하지만 저는 마주하는 인생의 모든 순간마다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온전히 느끼며 살고 있어요 앞으로 혹시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그 마음을 잊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속상하고 기분 나쁜 일이라도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며 호기심을 가질 거예요'
키다리 아저씨네 카페라떼를
식기 전에 마셔야겠어요
주디의 말처럼 행복은
지금 이 순간 눈앞에 있으니까요
놓치지 않을 거예요 눈앞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