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1 엄마의 화장대
엄마의 화장대
거울공주 울 엄마에게
화장대가 있었던가
엄마의 화장대가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에게는 화장대 대신
화장품 몇 가지 소박하게 담긴
조그만 바구니가 있었을 뿐
엄마는 거의 화장을 하지 않으셨다
아버지가 서둘러 하늘 여행 떠나신 후
엄마에게서는 화사한 빛이 사라졌다
엄마는 화장도 하지 않았고
빛깔 고운 옷도 입지 않았다
꽃 같은 엄마는 더 이상 내 곁에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흘렀지만
엄마는 여전히 화장을 하지 않으신다
화장대는 있으나 화장품 대신
가족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식들과 손주들 사진이
엄마 인생의 화장품인 셈이다
대신 엄마의 손톱은
사계절 꽃밭처럼 곱다
봄이면 핫핑크 벚꽃으로 빛나고
여름이 오면 봉숭아 꽃물로 붉게 물든다
가을에는 오색단풍빛으로 나부끼고
겨울에는 빨강과 초록으로 반짝인다
화장품 대신 가족사진으로 가득한
화장대 거울 앞에서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실까
곱게 손톱 다듬고 멋을 부린 손으로
사진 속 가족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보고 싶다~고 중얼거리실지도 모른다
엄마의 손톱이 빛나는 건
아마도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그리움으로 물든 별들이
손톱에 맺혀 반짝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