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30 봄이 오려나 봐요

슬픔의 강을 건너는 봄

by eunring

봄이 오려나 봐요

슬픔의 강을 건너오는

애틋한 봄빛을 맞으려고

날이 스르르 풀어지듯 몸과 마음도

함께 설렘을 안고 풀어집니다


한겨울 움츠리던 어깨를 펴고

슬픔의 강을 건너오는 봄을 맞이합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강물이 녹듯

몸도 맘도 슬픔도 스르르 녹아내려

슬픔의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봄을 맞이합니다


봉숭아 꽃씨 건드리면 툭 터지듯

마음 안에 맺혀있는 슬픔들이

톡톡 터지고 있어요

슬픔의 씨앗들이 이리저리 퍼져나가

슬픔의 꽃망울 터뜨릴까 두려워

안으로 안으로 눌러둡니다


누가 창문세를 내라 하지도 않는데

열린 창문을 서둘러 닫아걸고

커튼도 슬며시 내려놓아요

그러다가도 햇빛 한 줌 욕심내고

부드러운 바람 한 줄기 그리워하며

창밖을 부질없이 기웃거립니다


봄이 오려고

눈꼬리에 눈물 매단 채

아련한 슬픔도 함께 오고

시린 바람의 손길도

마음의 틈새로 파고들어요


금방 새순이 돋고

금방 꽃이 필 거라고

그러니 조금만 참으라고

누군가 다정히 내 귀에 속삭이는

지금은 안타까운 겨울의 끄트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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