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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Nov 13. 2023

초록의 시간 617 나이가 든다는 것은

웃게 된다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은

슬픔이 든다는 것

슬플 때 빙긋 웃을 수도 있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눈물을 머금 

뽀그르르 눈물방울

차마 꺼내지 못하고

눈물주머니에 꾹 눌러 담는 것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림자까지도 아련히 물든다는 것

우두커니 바라보는 마음의 그림자에도

애잔한 저녁빛이 물들어간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먹고 싶지 않아도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

되는 대로 나이도 먹고

흘러가는 세월도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러나

거품 풍성한 달콤 커피 한 잔으로

그 모든 것을 살포시 덮어버릴 줄도

알게 된다는 것


그래서 잠시

웃을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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