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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Nov 14. 2023

초록의 시간 618 사랑한다는 말

말로 하기는 쉬워도

사랑이라는 말은

글자로 쓰기는 뚝딱 쉬우나

사랑한다고 다정히 말하기는

쑥스러워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사랑해~

사랑한다고 말을 건네기는

어색하면서도 그나마 쉽지만

진짜 사랑하는 일은

글로 쓰기보다 어렵고

말로 하기보다도 훨씬 어렵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저 푸르고 맑은 하늘처럼

순정한 마음이어야 하니까요

하늘에 빗살무늬를 만드는 햇살 한 줌처럼

반짝이며 자신을 다 태워야 하니까요


고운 연둣빛 봄옷도 잊고

꽃과 열매도 미련 없이 떨구고

붉고 노란 가을옷을 아낌없이 버리고

빈 가지로 겨울을 맞이하는

나무의 마음이 바로 사랑이니까요


사랑은 빛과도 같은 거죠

모든 것을 곱고 사랑스러운 빛으로

따사롭게 감싸 안을 수도 있으나

또한 그 모든 것을

한순간 어둡게도 만들어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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