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00 오늘을 살아요

소중한 하루

by eunring

밝아오는 하루는 고마운 선물이고

순간순간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눈 뜨자 귓전에 스며드는 빗소리까지도

다정하고 촉촉해서 운치 있고

여유롭다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빗물에 젖어 눅눅해서 불편하고

우산을 쓰고 오가는 빗길이 번거롭지만

축축하다고 말하는 대신

촉촉하다고 바꿔 말하는 순간

눅눅한 기분이 문득 보송해지니

신기한 일입니다


그렇군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비에 젖는 여름꽃들이 더욱 싱그럽고

커피 향이 한결 깊고 그윽해지니

빗소리 들으며 우두커니 멍 때리기 좋고

커피 마시기 좋은 날이라고

중얼거려 봅니다


어제를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고

내일을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이 필요하듯

오늘을 힘차게 살아가는 것 또한

나를 와락 끌어안아 주는

귀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산을 쓰고 빗방울 톡톡

걸음마다 사랑으로 또박또박

비에 젖는 꽃들과 눈인사 나누며

커피 한 잔 사러 가는 회색 빗길이

정겹고 행복하리라는 생각에

미리 웃음 머금어 봅니다


비록 우산 장수는 아니지만

날씨나 기분 따위 상관없이

오늘이라는 선물을 받아

고마운 오늘을 한가득 품에 안고

지금의 나를 만나러 가는

귀하고 행복한 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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