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01 팔월의 안부
무지갯빛 안부 전해요
여름 여행 다녀와
자가격리까지 마친 친구가
뒷산 다녀오는 길에 만난
무지개를 보내줍니다
잠깐 스쳐 지나간 비 끝에
고운 무지개가 피고 진다고
이렇게 칠월의 무지개 저물고
팔월의 무지개꽃 이어서 피어난다고
산 아래 친구가 무지개 사진으로
빗방울 톡톡 팔월의 안부를 건넵니다
우리 동네에도
분명 비가 다녀갔는데
무지개는 보이지 않아요
어느 하늘엔가 분명 걸려 있을 텐데
내 눈에 보이지 않았을 테니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친구의 하늘에 떠오른 무지개를
이렇게 볼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우리 인생의 무지개도 그럴까요
하늘에 곱게 떠오르는 무지개가
빗줄기 끝 어디서나 피어나는 건 아니고
어느 구름에 비 들어있는지 알 수 없듯이
어느 비 끝에 무지개 떠오를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거라는 생각에
부질없이 웃어봅니다
빗방울 안고 시작하는
더위 한복판 팔월의 안부는
무지갯빛 인사로 건네야겠어요
힘내자는 말 대신 애썼다~고
그대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어요
울지 말라고 말하며
괜찮아~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얹기보다는
무심히 그러나 마음으로 다가서는
다정한 미소 한 모금 건네고 싶어요
잘 견디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그래도 잠시 침묵하고 싶다면
묵직한 마음 드러내고 싶지 않아
안부도 묵묵히 생략하고 싶다면
그래요 그렇게 해요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줄게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속마음에 덮어 씌운 억지웃음이 아니라
애매하고 흐릿하고 잔잔하더라도
비 온 뒤 하늘에 해맑게 그려지는
무지개 닮은 진심 미소니까요
나중에 밥 한번 먹자는
막연한 약속 대신 청량한 목소리로
고맙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전하는
뜨거운 팔월의 안부 끝에서
소낙비 그친 후 피어난 무지갯빛으로
서로의 마음이 애틋하게 물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