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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Aug 02. 2022

초록의 시간 502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바람 아래 고요히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흐르는 바람 아래 고요히

작고 여린 마음으로

한가로이 노닐다가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스치는 빗방울 사이로 살포시

발자국 소리 나지 않게

살금살금 제자리를 맴돌기도 하고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그윽한 꽃의 노래귀를 열고

떠오르는 얼굴들을 가만히 어루만지며

고운 이름들을 불러보기도 하고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반짝 빛나는 햇살 아래 머물러

투명한 햇살 한가득 품어 안

미소 잔잔히 머금고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곱게 저무는 노을 속에서

나 홀로 외롭고 적막한 시간을

소리도 없이 서성거리다가


한 송이 숨은 꽃이 되어

날아오는 별빛 안고 평온히

내일을 향해 발돋움하는

꽃의 하루를 닮아갑니다


슬픔의 빛도 애써 감추지 않고

아픔의 깊이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며

기쁨까지도 소리 내지 않고 피고 지는

한 송이 숨은 꽃의 노래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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