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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31. 2022

초록의 시간 537 서로의 불빛이 되자

참 좋은 친구에게

잘 잤니 친구야

어김없이 해님이 떠오르면

상쾌하게 아침 안부로 시작하는

하루가 나는 참 좋다


친구야 저녁은 먹었니

어둑어둑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따뜻하고 정겨운 저녁 안부를 건네며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

나는 참 좋다


계절이 기울어가면

오가는 계절을 보내고 맞이하며

한 해가 저물어가면

거침없이 가고 오는 세월을 향해

아쉬움과 반가움의 손인사를 건네며

서로에게 시간의 빛이 되고

세월의 불빛이 되어주는

우리가 참 좋다


그러자 우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때로는 나란히 함께 가며

작아서 더 귀하고 소중한

서로의 불빛이 되자


마음을 환하게 밝히며 미소를 주는

반딧불이가 되기도 하고

발아래 그림자까지 포근히 안아주는

아련한 달님이 되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머뭇거리며 망설일 때

깜박깜박 방향을 알려주는

작고 귀한 등불이 되자


눈부시게 빛나지 않아도

고단함 쓰다듬고

안타까운 마음 다독이며

말없이 젖어드는 불빛이 되자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멀리서 또 가까이에서

화려해서 오히려 소란한

몇 마디  대신

부드럽고 따사로운 온기를 건네는

다정한 위로의 등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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