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Dec 24. 2022

초록의 시간 536 산타 하부지께

기쁨으로 함께 해요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산타 하부지가 어깨에 둘러맨

초록 선물 주머니가 얼마나 묵직할까~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무지개색 꼬마전구처럼 반짝이는 행복

새털처럼 가볍고 보송한 자유로움과

초록초록 상쾌하고 풋풋한 희망과

순백의 눈송이 닮은 기쁨의 꽃송이들이

나풀대며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차갑고 어두운 겨울의 벽을 타고 오르시는

산타 하부지의 초록 선물 주머니에 담긴

기쁨과 행복들은 꽃이파리처럼

하늘하늘 사랑스럽고 가벼울지라도

보이지 않는 구석자리에는 꾸깃꾸깃

안타까운 슬픔도 담기고 흠뻑 눈물에도 젖어

보기보다 묵직하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산타 하부지께서도 애 많이 쓰셨어요

그동안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제껏 받은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산타 하부지 덕분에

주고받는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했어요

이제 그만 무거운 선물 주머니 내려놓고

산타옷 대신 멋진 자유복으로 갈아입고

살랑살랑 재미나게 돌아다니셔도 됩니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하지만

받는 즐거움도 제법 괜찮으니

이젠 선물 받는 자리에 앉아보세요

가진 게 없어 드릴 건 변변찮으나

겨울바람처럼 시리고 맑은

사랑 한 줌 드립니다


얻은 것은 사람이든 물건이든

세상 하나뿐인 존재이니 소중히 대하고

작은 것일수록 귀하게 아끼라고

차디찬 겨울의 벽을 오르내리

산타 하부지가 건네신 말씀

늘 기억할게요


잠시 편안히 앉아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기로 해요

제 곁에 포근 방석 하나 내드립니다

산타 하부지의 선물 주머니에 담긴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하는

영롱한 기쁨의 시간을 함께 해요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535 빨강의 계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