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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23. 2022

초록의 시간 535 빨강의 계절

진심 사랑입니다

겨울은 빨강의 계절입니다

빨강은 꽃이든 열매든

사람의 마음이든 진심 사랑이고요

새하얀 눈송이와도 잘 어울립니다

하얀 눈 속에서 빨강 열매가

유난히 고와 보이는 것은

시리도록 차가운 하양 덕분이죠


나만 보이고 나밖에 모르던

철부지 시절을 지나야

바로소 그대가 보이고

그대와 내가 보이고

그러다가 우리가 보이듯~


하얀 눈과 매서운 바람 속에서

선명하게 고운 빨강 열매가

더욱 귀하고 사랑스러운 것은

한 알의 열매가 겪었을 시간들이

눈에 보이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맨발로 철벅철벅

쓰라린 아픔의 강을 건너봐야

누군가의 아픔이 보이고

설움과 슬픔의 파도에 시달린 후에야

바로소 다른 이의 아픔과 슬픔에도

귀를 기울이게 된다고 말을 건네듯이

빨강 열매가 배시시 웃고 있어요


교만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내려다보는 철없음의 꽃송이

잘난 척 으스대며 피어나 시들어야

불쌍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듬을 줄 아는

깊고 따사로운 마음의 열매가 맺히고

걸음걸음 삶의 골목마다 머무르는 

이런저런 사연에 맺힌 눈물을 본 후에야

비로소 연민의 열매가 붉게 무르익는 거라고~


그래서 겨울은 빨강의 계절입니다

하얀 눈 속에서 반짝 빛나는

진심 사랑이 곳곳에서

저 혼자 수줍게 웃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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