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Jan 16. 2023

초록의 시간 540 사랑은 쉬우나

사랑하기는 어려워요

사랑은 쉬워요

져주면 되니까요


그러나 사랑하기는 어려워요

부족하고 모자라고 빈틈이 많아

어쩔 수 없이 뒷걸음질하며

주저앉듯 지는 건 쉬워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지만

더 크고 고 넉넉한 마음으로

보듬어두기 위해 져주는 건 어렵거든요


그래서 사랑은 쉬우나

사랑하기는 어려워요

시험공부 열심히 해서 문제를 풀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쉽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어떤 문제라도

막막하게 어려운 거나 비슷한 거죠


사랑이 시험문제는 아니고

문제 풀듯 풀어나가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더 많이 이해하고

내 품 안에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조금은 쉬워지는 게 사랑이라면

사랑의 첫걸음은 망설이지 않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거죠


사랑하니 더 가까이 다가서고

사랑해서 더  안에 가두고 싶고

사랑하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고픈

그 모든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물러설 수 있어야 해요


손이 비어야 무언가 잡을 수 있고

마음이 비어야 누군가를 담을 수 있고

물러나야 비로소 보이는 것도 있으니

사랑이란 참 쉽고도 어려울 수밖에요

지기는 쉬우나 져주기는 어려우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539 손글씨가 예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