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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Feb 09. 2023

초록의 시간 549 흐르고 흘러서

어디로 가니

어제도 오늘도

흘러가는 하루~라는

친구의 안부 문자에

그래 지금 이 순간도 흐른다~고

 문자를 보냅니다


어릴 적 부르던 동요가

문득 떠올라요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냇물이 흐르고 강물이 흐르듯

우리들의 시간도 굽이굽이 흘러갑니다

시간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물으면 시간이 빙긋 웃으며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요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내일로 간다~


강물이든 시간이든

더불어 묻어가는 나라는 사람도

멈추지 않고 흐르고 흐르니

참 다행입니다

강물은 바다로 가고

오늘은 내일로 가고

나도 하염없이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오늘 아침 어딘가에서

무슨 복잡한 일이 있었는지

차들이 줄줄이 막혀

번잡했는데요


앞뒤로 꽉 막혀

도무지 트일 것 같지 않던 길 위에서

그래도 자동차들은 느긋하게 흐르고

또 멈추다가 다시 흘러갔어요


냇물도 흐르고 강물도 흐르고

시간도 세월도 흐르듯이

막혔다 멈추고 멈추다 흐르고

길 위의 자동차들도 답답하게 막혔다가도

느린 걸음으로 흐르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조급한 마음을 덜어냈어요


추위가 풀리니 미세먼지도

온통 제 세상인 듯 풀풀 나풀대지만

먼지도 흐르고 또 흐르겠죠

먼지야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물으면 먼지들이 피식 웃으며

이렇게 되묻지 않을까요?


그렇게 묻는 넌

흐르고 흘러

어디로 가니?


내 대답은 이렇습니다

흐르고 흘러 어디로 가는지

나도 잘 모르지만 어딘가에 닿겠지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으며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닿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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