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55 딩동~ 꽃소식입니다
봄소식 도착했어요
딩동~
반갑고 고맙고 향기로운
봄꽃소식이 도착했습니다
친구님이 봄볕과 꽃샘바람 안고
꽃신 걸음 봄마중 하며 만난
노랑 꼬부리 풍년화랍니다
얼핏 보고는
지리산 산기슭에서 자라는
이름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꽃 히어리인 줄 알았습니다
'봄의 노래'라는 꽃말을 가진 히어리는
노랑 귀고리처럼 대롱대롱 피어나는데
아니군요~풍년화는
노랑머리 꼬불꼬불 매딜립니다
히어리는 우리나라 토종 꽃이고
풍년화는 일본과 중국이 고향이랍니다
노랑 뽀글이 꽃 이름이 풍년화라니
기분부터 풍성해집니다
봄이 오면 산수유가 미처 피어나기도 전에
꼬불꼬불 노랑물 든 머리 곱게 풀어헤치며
이파리보다도 먼저 가지에 다닥다닥 피어나
부지런히 봄소식과 향기를 전하는 풍년화는
이름까지도 여유롭고 넉넉합니다
대개는 노랑으로 피어나지만
빛깔이 진하고 붉은 꽃도 있답니다
활짝 핀 꽃의 모습이 소담스럽고
풍성하고 풍요로운 모습으로
풍년을 불러오는 듯 서둘러 피어나는데
속명 'Hamamelis'의 유래도 재미납니다
그리스어 '비슷하다(hamos)'와
'사과(melis)'가 합쳐진 속명인데요
서양 모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풍년화는 종류도 삼십 여 가지로 많아
가을에 잎과 함께 피는 서양풍년화도 있고
꽃 빛깔이 한결 진하고 더 크게 자라는
중국에서 온 몰리스풍년화도 있답니다
산에 들에 봄햇살 담뿍 끌어안고
봄꽃들이 피어난다는 소식에
마음 한가득 꽃바람이 스며 싱숭생숭
감성까지도 한바탕 풍년 들어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한참 오래전에 친구님들이랑
가왕의 바운스 콘서트를 보러 갔던 생각이 나서
새삼스럽게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그 몇 해 후 콘서트 때는 예매를 해두고도
안타깝게 가지 못했던 생각이 뒤를 이어
애틋함이 뽀글이 풍년화처럼 나풀댑니다
친구님들은 갔는데 나는 가지 못했어요
아파서 입원 중이었거든요
그다음 해 봄이 오고
고운 봄꽃들이 피어날 때
몸도 회복 중 감성도 회복 중이어서
설레는 봄소식과 향기로운 꽃소식도
창문 너머로 우두커니 내다보며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생각이
뒤를 이어 뽀그르르~
시간이 흐르고 다시 건강해져서
풍년화 꽃송이처럼 감성도 꼬물대고
바람 끝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상관없이
심장도 제대로 바운스바운스~
봄소식 꽃소식이
이만큼 설레고 반갑고 고마우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생각에
혼자 배시시 웃어봅니다
풍년화처럼 입꼬리를 꼬물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