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Mar 26. 2023

초록의 시간 559 봄날의 뒷모습

꽃마음으로 살아요

뒷산 한 바퀴 돌던 산 아래 친구가

보송한 봄햇살 고요히 머금은

진달래 사진을 보내왔어요

그래서 또각또각 답했어요


아른아른 곱다

우리도 예쁜 꽃 보며

사랑스러운 꽃마음으로 살자~

그리고 문득 생각했죠

꽃들은 우리를 반기며 좋아할까

행여 번거롭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친구가 진달래 사진 아래

덤으로 보낸 문자는 이랬어요

젊은 엄마가

잠든 아기 등에 늘어뜨리고

서너 살 아들 따박따박 걸리며

앞에 가는데 한참 머뭇거리다가

추월했다~


젊은 아기 엄마의 뒤를 따르며

한참을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슬며시 추월하는 친구의 뒷모습에

아롱지는 미안함이 눈에 잡힐 듯 떠올라

피시식 혼자 웃다가 또 답했어요

때로는

추월도 예의~


미안한 걸음걸음 한참을 걷다가

강마을 친구에게 보내주려고

진달래 앞에서 사진을 찍는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니

꽃 같은 웃음이 피어났어요


어린아이들의 뒷모습에서는

반짝이는 내일이 보이고

나이 든 이들의 뒷모습에서는

지난 추억의 시간들이 아련히 묻어나는데

꽃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 뒷모습은

누구든 나이와 상관없이

꽃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니들이 꽃마음을 아느냐고

꽃들이 히잉~웃을지 몰라도

고운 꽃을 보면 잠시 멈추어

사진으로 찍어주는 것 또한 예의~

꽃을 보며 꽃마음으로 살고 싶은

꽃 같은 마음을 찍는 거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558 그래도 피어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