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559 봄날의 뒷모습
꽃마음으로 살아요
뒷산 한 바퀴 돌던 산 아래 친구가
보송한 봄햇살 고요히 머금은
진달래 사진을 보내왔어요
그래서 또각또각 답했어요
아른아른 곱다
우리도 예쁜 꽃 보며
사랑스러운 꽃마음으로 살자~
그리고 문득 생각했죠
저 꽃들은 우리를 반기며 좋아할까
행여 번거롭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친구가 진달래 사진 아래
덤으로 보낸 문자는 이랬어요
젊은 엄마가
잠든 아기 등에 늘어뜨리고
서너 살 아들 따박따박 걸리며
앞에 가는데 한참 머뭇거리다가
추월했다~
젊은 아기 엄마의 뒤를 따르며
한참을 머뭇머뭇 망설이다가
슬며시 추월하는 친구의 뒷모습에
아롱지는 미안함이 눈에 잡힐 듯 떠올라
피시식 혼자 웃다가 또 답했어요
때로는
추월도 예의~
미안한 걸음걸음 한참을 걷다가
강마을 친구에게 보내주려고
진달래 앞에서 사진을 찍는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니
꽃 같은 웃음이 피어났어요
어린아이들의 뒷모습에서는
반짝이는 내일이 보이고
나이 든 이들의 뒷모습에서는
지난 추억의 시간들이 아련히 묻어나는데
꽃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 뒷모습은
누구든 나이와 상관없이
꽃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니들이 꽃마음을 아느냐고
꽃들이 히잉~웃을지 몰라도
고운 꽃을 보면 잠시 멈추어
사진으로 찍어주는 것 또한 예의~
꽃을 보며 꽃마음으로 살고 싶은
꽃 같은 마음을 찍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