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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Mar 27. 2023

초록의 시간 560 인생의 무늬

봄날의 순간

흐르다 잠시 춘 듯

봄날의 한순간에 잠깐 머무르는 듯

잔잔히 흐르는 물가에

수줍게 살며시 고개를 떨군

노랑노랑 개나리꽃을 봅니다


개나리와 다정히 손 잡으며 일렁이는

그림자를 보며 생각합니다

개나리꽃 반 그림자 반

햇살 반 꽃그늘 반~


다양하고 다채롭고 묵직한 데다가

때로는 잔망스럽기까지 한

우리들 인생에

화사하고 풍요로운 꽃무더기만 있겠니~

부질없이 중얼거립니다


꽃길 걷다 만나는 맑은 물에 비친

잔잔한 꽃그림자만 있겠니

눈부시게 찬란한  봄날의

햇살무늬만 있겠니~


어슷어슷 가슴 저미는

빗살무늬도 있어서

마음을 아리게도 하고

봄날의 꽃길이라도 타박타박

걷다 보면 시리게 젖어드는

어슴푸레한 달그림자도 밟게 되는 거지


그림자는 어쩌면

날개가 되어 날아오르지 못한

슬픔의 무늬일지도 모른다고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봄날의 부드럽고 섬세한 하늘 위로

훌훌 날개 펴고 날아오르고 싶었으나

차마 날아오르지 못하고

살포시 고개 숙인

개나리꽃의 슬픔일지도 모르죠


슬픔의 빛깔과 색채도

저마다 달라서

꼭 푸른빛은 아니니까요

눈부신 봄날의 한순간을 물들이는

개나리 해맑은 노랑일 수도 있으니까요


반반 치킨 같은 반반 인생에

듣기 좋은 노래가 공기 반 소리 반이듯

지난 시간들은 추억 반 후회 반

다가오는 앞날은 기대 반 걱정 반

지금 이 순간은 언제나

빛과 그림자가 함께 합니다


봄날의 개나리 노랑 꽃무더기와

물에 젖어 더욱 깊어진 슬픔의 꽃그림자

꽃이 있는 자리에 꽃그늘이 있고

눈부신 빚으로 인해 깊숙해진

그림자가 잔잔히 흔들리는

봄날의 순간이 꿈인 듯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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