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구를 나서다가
양손에 어린 남매를 끌고 들어서는
젊디 젊은 엄마를 만납니다
니들 엄마 없어도
너희끼리 잘 살 수 있어?
꾹꾹 눌러 담은 엄마의 목소리가
잔물결 지듯 파르르 떨립니다
회사 다니고 너희들 키우고
밥 하고 빨래 청소까지
엄마 너무 힘들어~
젊고 어린 엄마가 무척이나
힘들고 버거워서 속상한 모양입니다
니들이라도 착하고 순하게
엄마 말을 잘 들어야지~
화를 내거나
다그치는 목소리가 아니라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
중얼중얼 혼잣말인 듯
엄마가 바람처럼 휘리릭
어디로 사라져 버려도 괜찮겠어?
절절한 엄마의 목소리에
지나가는 내가 먼저 깜놀~
어머나 사라지다니 없어지다니
엄마가 무슨 그런 말씀을~
손사래 치며 말리고 싶으나
오지라퍼가 아니므로
가던 길 그냥 스쳐 지나가며
혼자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엄마는
아이들의 시계바람꽃이잖아요
인생의 시곗바늘처럼 또박또박
반듯하게 걸어가야 하잖아요
바람꽃처럼 흔들리더라도
멈추거나 주저앉거나
너무 앞서가거나 뒤처지거나
비틀대거나 뒤뚱거리면 안 되잖아요
평생 엄마바라기 자식들
평생 자식바라기 엄마들
서로를 위해 째깍째깍
쉬지 않고 걸어가야 하는
서로를 위한 시계바람꽃이잖아요
가끔은 바람꽃 되어
바람에 흔들리더라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해요
서로를 위하여 하늘거리는
시계바람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