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없이 맑은 하양으로 고개 내밀어
순하디 순한 연둣빛이다가
여린 분홍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연한 보랏빛까지 살포시 머금으며
손바닥 하트로 영글어가는 수국 앞에서
지금은 수국이 필 때
유월이구나~ 여름이구나~
곧 장마도 오겠구나~
중얼중얼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수국은
한 송이 자매꽃 같아요
혼자이면서 또 어울림을 아니까요
얼핏 보면 한 송이지만
들여다보면 한 무리거든요
하나인 듯 보이는
큼직한 꽃송이 안에서도
소란하지 않게 잔잔히 어울리며
올망졸망 작은 송이들이
서로의 빛깔에 살며시 기대어
뽀그르르 물들어가는 수국은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줄 알고
더불어 함께 하는 시간도
즐길 줄 아는 자매꽃이죠
빛깔과 표정에 드러나 있듯이
아마도 마음 안에 수만 가지
다채로운 사연과 슬픔을
몽글몽글 품고 있는 것 같아요
수요일이니
물처럼 흐르자는 내 톡 인사에
수요일이니 수고하자~고 보내온
산 아래 친구의 답을 떠올리며
수국은
수요일의 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니고
미소 안에 눈물 한 방울 머금은 듯
웃고 있어도 애잔한 슬픔이 머물러
애처로우나 그만큼 더 사랑스러운 꽃이
물처럼 흐르는 수요일의 꽃
수국입니다
지금은
수국이 필 때~
오늘은 물처럼 고요히 흐르며
저마다 제자리에서 부지런히 수고하는
수요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