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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n 01. 2023

초록의 시간 572 그리운 이들이 전하는

유월의 안부

눈부신 오월이 덩굴장미와 함께 이울고

여름의 첫걸음 내딛으며 유월이 옵니다

꽃보다 곱고 푸르른 유월의 인사는

그리운 이들에게서 이미 도착했어요


또박또박 반가운 걸음으로

제 맘대로 오지 못하는 그리운 이들이

유월의 아침이 밝았다고 창문을 두드리며

환하게 웃는 햇살로 옵니다


오월이 가고 유월이 온다고

오고 가는 시간 속에 우리가 있다는

아침 안부를 톡 인사로 건네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흐르기를 바란다는

친구의 답장이 정답게 매달립니다


흐리게 시작하는 유월의 첫날

나른함을 깨우기 위해 나선 산책길에서

바람이 되어 내 어깨를 스치고 지나는

그리운 얼굴들에게

가만히 말을 건넵니다


함께 커피 한 잔 어떠냐~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들른

카페 빈자리에 마주 앉아 나누는

잔의 커피는 그리운 이들이 있어

부드러운 깊은 맛으로 다가서고


맞은편 자리에 앉힌

그리운 이들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나누는 한 잔의 커피는

소리가 없는 만큼 더욱 향기롭습니다


커피잔 안에 머무르는

그리운 시간들 속으로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흐르는

유월은 다정하고 사랑스러워요


마음의 길로만 오고 가는

그리운 이들은 어쩌면

저녁노을과 별님들에게도

미리 부탁을 해두었을 테죠


해 저무는 서쪽하늘에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마련해 두고

어둠이 내리는 창가에 별빛으로 다가와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켜주는

별들의 속삭임도 예약해 두었을 테죠


자장가인 듯 나직한 목소리로

잘 지내고 있노라~는 그대의 안부를 전하러

반짝반짝 별님들은 지금부터

꽃단장에 바쁠 거예요


어둡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부드러운 달빛을 길동무 삼아

그리운 소식을 전하러  별님들에게

나는 어떤 답장을 건네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기도 하다가~


어딘가에 분명 있고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리운 이들과 함께

유월을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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