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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Jun 19. 2023

초록의 시간 579 단오 무렵

더위를 맞이하며

단오 무렵이면

가까운 친구들에게

단오 부채를 선물합니다

선물이라기보다는

소소한 마음 나눔입니다

여름 더위 나풀나풀 날리자~

싱그러운 여름 인사 삼아서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사는

친구님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부채를

건네고 싶었는데 만나지 못해

기분 좋은 바람을 나누지 못하고

아직 내 곁에 머물러 있습니다


얼죽아~라고

젊은이들은 사시사철

아이스 음료를 포기하지 못한다는데

마음만 어리고 젊고 철없는 나는

여전히 따뜻해서 더 부드러운

카페라떼 한 잔을 마시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부채를 바라보다가

실없이 혼자 실실 웃어요

말풍선 부채 너도 얼죽아구나~


혼자 웃어도 괜찮고

혼자 중얼거려도 상관없죠

길을 가다 보면 다들

혼자 웃고 떠들고 중얼거리거든요

휴대폰으로  통화하느라

저마다 제멋대로인 모습이

이제는 익숙합니다


어릴 적 만화에서 보던

엉뚱하고도 재미난 장면들이

어김없이 현실로 나타나는 걸 보면

시간이 제법 흘렀나 봅니다

공상은 현실이 되고

엉뚱 상상을 좋아하던 어린 소녀는

이제 더는 어리지 않고

어설픈 나이의 무게

묵직하게 등에 지고 있어요


여름날 길고 긴 하루가

더위에 지쳐 축 늘어져도

시곗바늘은 또박또박

하루하루는 후딱후딱

시간은 쫓기듯 후다닥

세월은 꼬리연처럼 휘리릭

달아나고 또 달아납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친구의 톡문자에

우린 위대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제법 단단하니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라고

답문자를 보냈어요


거침없이 날이 더워져도

하염없이 날이 길어져도

느닷없이 소나기 내리고

대책 없이 폭우가 쏟아져도

평온하루 보내자고 덧붙입니다


작지만 소중한 우리

이 순간을 버티고

오늘 하루 잘 견디며

또 내일을 맞이하다 보면

그게 한 줄기 삶의 강물이 되어

도도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유히 흐르지 않겠느냐고~


이 순간의 버거운 기억들도

지나고 나면 애틋한 추억으로

지나온 시간의 언덕 저편 어딘가

사이좋게 꼬물꼬물 모여

나 여기 있다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대며

정다운 미소 건네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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